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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장사 잘한 은행, 모두 웃을 순 없는 이유

  • 2017.02.16(목) 16:40

초저금리 악조건에도 호실적으로 은행은 웃었지만
커지는 이자 부담에 소비자는 허리 휘는 슬픈 현실

'신한금융 5년래 최고 순익, KB금융 5년만에 순익 2조원 클럽 재진입, 하나금융·우리은행 4년만에 최대 순익'

지난 한해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내놓은 성적표입니다. 장사를 아주 잘 했습니다. 하나같이 은행이 가장 돈을 많이 벌었던 지난 2011년~2012년 이후로 최대 순익을 냈으니까요.

2011년은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가장 높았던 때입니다. 그해 6월 기준금리는 세차례 금리 인상으로 3.25%까지 올라갔고요. 이듬해 역시 두차례 금리 인하가 있기는 했지만 3% 언저리 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은행 입장에선 최적의 상황이었죠.

지금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25%입니다. 이자로 먹고 사는 은행들이 그때 못지 않은 실적을 낸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축포를 터트릴 일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건 아닌 듯 합니다.

 

 

# 부동산 호황 힘입어 은행은 웃지만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내게 한 일등공신은 역시 부동산 시장입니다. 정부는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폈고, 그 덕분에 은행 대출도 날개돋힌 듯이 나갔습니다.


또 가계대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니 이번엔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대출을 자제하도록 했습니다. 은행들은 가격에 해당하는 금리를 올렸고요. 그렇게 하면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었지만, 한번 탄력을 받은 대출 증가세는 쉽게 꺾이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연말까지 있었던 일입니다.

그 덕에 은행들은 처음엔 금리가 싼 대신에 대출 양을 늘려 이익을 내는 박리다매로, 하반기 이후엔 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을 짭짤하게 올릴 수 있었고요. 이것이 지난해 은행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겁니다. 은행은 활짝 웃었습니다.

 

# 가계부채는 눈덩이, 부동산 공급과잉 후폭풍까지


하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 시장을 살려 경기를 부양하려던 정부 계획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부동산 경기는 물론이고 국내 경제 또한 여전히 암울합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확장적인 부동산 정책 이후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판이 됐죠.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지난해 9월까지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육박하며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됐습니다. 가계는 가계대로 대출이자에 허덕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 소비자는 이자 부담에 허리 휘는 슬픈 현실

 

실제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지난해 12월중 취급된 대출금리(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를 보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3.58%까지 치솟았습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3.41%, 3.38%, 국민은행은 3.3%입니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3%대 후반 혹은 4%대 금리까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25%의 초저금리 시대란 것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가령 2억원을 3.5%에 대출 받았다면, 단순계산해 한달에 이자만 58만원을 내야 하는 셈입니다. 만약 10년 원리금균등분할 방식이라면 원금까지 더해 197만7000원(네이버 대출이자계산기)을 내야 합니다. 대출소비자 입장에선 결코 웃을 수 없겠죠.

은행원들은 어떻습니까. 은행들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한다며 점포와 인력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초부터 9월까지만 5개은행에서 1321명이 은행 문을 나섰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연말 희망퇴직을 통해 2800명이 떠났고요.
이 역시 은행 순익엔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은행들도 호실적 반갑지만은 않다

 

최근 은행이 대출장사로 돈을 벌었다는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은행원들은 "돈을 벌어도 욕먹고 못벌어도 욕먹는다"며 볼멘소리도 합니다. 물론 은행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죠. 땅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엄연히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고 회사입니다.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해서 버는 것도 아니니까요.

 

실제 1년 전쯤 한 금융지주 CEO는 기자에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은행들이 돈 버는 것에 대해 너무 죄악시 하는 분위기"라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돈을 벌어서 완충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죠.

맞는 얘기입니다. 결국 기업이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곳은 은행뿐이니까요. 하지만 결국 이런 공공성 때문에 은행을 향한 지금의 비판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인 듯 합니다. 은행의 호실적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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