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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살보험금 제재 초읽기...2년전 악몽 '아른아른'

  • 2017.02.20(월) 17:25

23일 자살보험금 제재심 개최…징계 수위 촉각
생명보험 3사와 공방 격화...연기 가능성 '솔솔'

"KB금융 사태로 KB금융과 금융당국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한국금융 전체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나쁜 평판을 받게 되는 등의 악영향을 받았다."(2014년 10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 박병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년여 전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국내 빅3 생명보험사의 미지급 자살보험금 징계건을 두고서다. 생명보험사와 금감원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데다, 최고경영자 중징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사안이라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특히 금감원의 경우 지난 2014년 수차례 제재심 연기와 징계 수위 번복, 금감원 내부갈등 등으로 비판을 받았던 KB사태가 재연될 수 있어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징계 수위나 심의 과정 공정성 논란 등이 불거지면 KB사태 당시처럼 정치적인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 23일 제재심 개최…결론 미지수

금융감독원은 오는 2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삼성·교보·한화생명에 대한 자살보험금 미지급 관련 제재 수위를 심의한다. 이들 보험 3사는 자살보험금 중 청구 소멸 시효 2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각 1000억원 이상의 보험금을 주지 않았고, 금감원은 이를 지적하며 영업 일부 정지와 인허가 취소, 최고경영자 해임경고 등을 포함한 중징계를 예고했다.

금감원의 중징계 경고로 생보 3사는 미지급 자살보험금 중 일부를 지급하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주로 금감원이 제재를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따져, 이를 피할 수 있는 '절묘한' 방식을 내놨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생보사들의 '묘수'에 대응해 금감원이 중징계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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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심 결과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려 있지만, 당장 23일에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날 제재심에는 각 생명보험사 관련 임직원들의 소명과 의견 진술이 예정돼 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금감원과 생보사들의 지루한 공방이 예상된다. 지난 KB 사태 때도 KB금융 임직원 수십 명이 소명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수차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최종 심의를 연기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의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면 하루 만에 결론이 나올 수 있겠지만, 워낙 이견이 첨예하게 맞서 있는 사안인 만큼 결론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제재심 공정성 논란 재연 우려도

금감원이 이번 제재 과정을 통해 지난 KB사태 때 지적받았던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금감원은 KB사태 당시 제재심의위원들에 대한 각종 로비설과 같은 사안을 두고서 제재수위가 그때그때 달라지는 '고무줄식' 제재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제재심 민간위원의 풀을 늘리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했는데, 이 개선안 역시 속기록 공개 등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여겨졌던 내용이 빠져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같은 맥락에서 제재심의위원들이 징계 수위를 결정한 뒤 진웅섭 금감원장의 최종 승인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KB사태 당시처럼 제재심의위가 경징계를 결정한 뒤 금감원장이 최종적으로 이를 번복하면, '고무줄식 제재'에 대한 비판이 또 나올 수 있다. 금감원은 이런 지적에 제재심의위원회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금감원장이 중징계를 결정한다고 해도 다시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최종 확정 과정도 남아 있다.

심의 과정의 공정성이나 징계 수위에 따라 정치적인 이슈로 확대할 우려도 있다. 이미 국회에서는 자살보험금 지급 관련 개정안
을 발의하는 등 이번 사안에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를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전 반드시 계약자에게 보험금의 종류를 설명하고 확인서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일명 '보험금 지급 회피 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살보험금 논란은 이제 금감원과 생보 3사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게임'이 돼버렸다"며 "경징계로 결론이 나면 금감원의 체면이 구겨질 거고, 중징계일 경우 보험사들이 불복해 소송까지 이어지는 등 진흙탕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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