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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저축은행]上 "규제 아니라 억압"

  • 2017.04.04(화) 18:35

대출 총량 줄고 충당금은 증가 '타격 불보듯'
중소형사 더힘들어…"정책 일관성 결여" 불만도

저축은행업계가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금리상승으로 야기된 가계부채 위기의 집중 관리대상으로 지목되며 충당금 부담이 커졌다. 또 선거국면을 맞아 취약계층 배려차원에서 고금리에 대한 규제 목소리도 높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저축은행업계의 영업환경을 두차례에 걸쳐 점검한다.[편집자] 

정부가 2금융권 가계대출을 본격적으로 옥죄면서 저축은행의 실적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추가충당금 부담이 생긴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자산 운용처도 막혔기 때문이다.  

업계 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들어 급격히 제2금융권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돼 금융위원회의 정책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겹겹이 쌓이는 규제…먹고 살길 막막

당장 문제는 충당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대해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2금융권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저축은행은 오는 7월부터 기존 대출, 신규 대출 등 모든 대출에 대해 추가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고금리 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회사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저축은행 개인 신용대출잔액 4조원 중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이 2조9000억원으로 72%를 차지했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을수록 추가충당금 부담도 큰 수밖에 없다. 

대출자산 운용처도 막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저축은행 CEO들을 불러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한 자리 수로 조절하라고 요청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가계 대출금은 지난해 3분기까지 17조7095억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43%를 차지한다. 가계대출이 저축은행 대출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졌다.

경기 불황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기업대출도 여의치 않아 먹고 살길이 막막해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가계대출이 막히면서 손익 분기점 달성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 정도면 규제가 아니라 억압"이라고 말했다.


◇ "부익부 빈익빈"…중소형사 더 어렵다

업계의 후발주자인 중소 저축은행은 더욱 힘들다. 중소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확보해둔 자산이 있어서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면 중소형사는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되면서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당국의 시각은 다르다. 최치연 금융위 중소금융과 사무관은 "일부 중소 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능력에 비해 성장세가 너무 빠르다"면서 "지난해에만 전체 대출의 3분의 2를 늘리는 등 정상적인 영업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주자들도 강도 높은 가계부채 대책을 제시하면서 저축은행들이 한동안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취지는 맞지만 방법이 서툴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대출을 막는 방식은 업계에 타격을 입히면서 결과적으로 서민의 고금리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다.

◇ 사전 예고 불충분…"연초계획 다시짜야"

금융당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2금융권 가계부채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대출 규제에 대한 '풍선 효과'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은 자산을 크게 불리기도 했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전체 총 자산은 5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4%나 늘었다. 국내은행의 자산은 5.8% 늘어난 것에 비하면 성장 폭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2월에도 1조원 늘었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도 8000억원이 늘어 올 들어 급증한 게 아닌데도 3월이 돼서야 뒤늦게 대책을 내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크다.

저축은행이 연초 사업계획을 수립한지 한참 지난 후에 발표해 정책 예측성도 떨어졌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올해 영업 목표를 높게 설정하면서 이미 지난해보다 가계대출을 10% 넘게 늘려 난감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 실적이 나빠 올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곳도 뒤늦게 경영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강력한 가계부채 대책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도입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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