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B' 윤종규 vs '수성의 신한' 조용병

  • 2017.04.17(월) 15:29

리딩뱅크 자리 싸움 치열…1분기 예상 실적 신한 우위
KB, BCC매각등 수익구조 개선 카드 다양 '기대감 고조'

올 한해 1위 자리를 지키고 혹은 빼앗기 위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할 전망이다. 오는 20일 나란히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신한과 KB 간에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임기가 돌아오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해인 만큼 실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2년여 전 취임 일성으로 내놨던 '1위 탈환'의 결실을 보여줘야 할 때이기도 하다.

반면 취임 첫해를 맞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지난 9년간 지켰던 1위를 내주는 오명을 쓸 순 없을 터. 호락호락하게 1위 자리를 내주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앞서지만 쓸 수 있는 카드가 KB보다 많지 않다는 점에선 무게추가 반대로 기울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관련기사 ☞[은행 리그테이블]①신한 vs KB, 올해가 진검승부


 

▲ 그래픽/유상연 기자


◇ 1분기 예상실적 앞선 신한 '안심하긴 이르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일단 신한금융이 우위에 있다. 신한금융의 올 1분기 순익 예상치는 6000억원 후반대에 이르고, KB금융은 6000억원 안팎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각각 6804억원, 6093억원이다.


1분기 실적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것은 대우조선해양이다. 17일 자정께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찬성하면서 내일(18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추가 충당금 규모는 출자전환주식 100% 손실처리와 추가 선수금환급보증(RG) 10% 충당금 적립을 가정하면 국민은행이 최대 800억원대에 이른다. 신한은 대출 익스포저가 265억원으로 국민은행의 1593억원보다 적고, 기존에 쌓은 충당금을 고려하면 추가 충당금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추산된다.


◇ 윤종규 선공…BCC매각에 손보·캐피탈 완전자회사

그렇다고 신한의 승리를 장담하긴 이르다.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매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매각금액과 이연법인세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BCC의 장부가격은 1000원. 그만큼 매각차익이 반영될 여지가 크다. BCC매각이 완료되면 이르면 1분기에 반영될 가능성이 남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순익을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지난주 KB금융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고 깜짝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 순익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KB금융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KB손보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검토했다가 이사회 하루 전날 취소한 바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올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완전자회사 편입 시점은 오는 7월 3일이다. 3분기에 본격적으로 이들 자회사의 순익이 100% 반영되면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볼 수 있다. 이는 오는 11월 윤 회장의 임기와 맞물리면서 연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소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추가 순익 증가 효과가 발생하고, 올해 추가 이익 증가 효과는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금융의 완전자회사 편입 발표 직후 증권가에서 '리딩뱅크 재도약(대신증권)', '리딩뱅크 귀환(메리츠증권), '이익선두경쟁 가속화(하나금융투자)' 등의 보고서가 쏟아졌다.

 

한때 2조~3조원까지 벌어졌던 신한과 KB금융의 시가총액도 17일 증시에선 1조원 수준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해 4분기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현대증권의 순익 증대 효과도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 자료: 유진투자증권

 

◇가용할 카드 아직 많은 KB↔카드 소진한 신한

 

내다 팔 유가증권 규모 면에서도 희비가 갈린다. 특히 내년부터 IFRS9 도입으로 매도가능 유가증권의 경우 매각이익이 발생해도 당기손익으로 인식하지 않고 대차대조표상 자본 내 이익잉여금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은행들이 보유 주식을 올해 안으로 매각해 일회성이익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은행의 경우 포스코와 SK네트웍스 지분 전부를 팔면 708억원의 매각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비해 국민은행은 매각을 추진중인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포스코와 SK 등을 매각하면 총 4627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


조용병 회장 입장에선 상황이 녹록지 않다. 다만 지난 9년간 1위 자리를 지켰고, 10년 연속 1위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호락호락하게 내주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 회장은 취임하면서 2020년까지 아시아리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2020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같은 맥락에서 각 계열사를 1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세부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17일 신한지주 관계자는 "조 회장이 오늘까지 12개 계열사별로 1위 할 수 있는 부문을 찾아내 세부계획을 보고받았다"며 "전 계열사에서 1위로 올라서려는 노력이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지난 주말 2분기 임원·본부장 워크숍을 통해 "업의 재정의를 통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길을 찾아내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초(超)격차 리딩뱅크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지키는 자와 뺏으려는 자 간의 한판 싸움은 올해 업계 최대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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