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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주년]④-2 착한기업, 결국엔 돈 된다

  • 2017.06.20(화) 10:15

사회적책임, 길을 묻다…주목받는 사회적 책임투자
ESG 체크해야 '지속가능경영' 선순환…투자자도 이익
세계 책임투자 비중 26%…다양한 활동사례 참고할만

지난해 이맘때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했고, 사망자까지 발생하게 한 '옥시사태'다. 뒤늦게 진상규명이 이뤄지면서 이를 제조·판매 혹은 유통했던 기업들에 대한 여론도 들끓었다.

당시 국민연금이 옥시레킷벤키저를 비롯해 가습기살균제 관련 국내외 기업들에 대규모로 투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또 한번 충격을 주었다.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말하자면 몹쓸 기업, 나쁜 기업에 투자했다는 사실에 국민연금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동시에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 역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투자 규모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사회책임투자는 기업의 재무적인 요소뿐 아니라 비재무적 요인까지도 고려함으로써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할 수 있다는 데서 시작한다. 비재무적인 요소 즉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로 요약되는 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기업은 물론이고 주주나 투자자에게도 모두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결론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책임투자는 아직은 규모나 방식 면에서 모두 걸음마 수준이지만 최근들어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는 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ESG를 고려하지 않고선 더는 주주나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사회책임투자 대상 기업은 어떤 곳일까

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투자 대상일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를 평가해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16 ESG등급에서 최고 등급인 S를 받은 기업은 전무하다. A+ 기업에는 DGB금융, KB금융, S오일,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화재, 신한금융지주, 포스코 등 8곳이 포함됐다.

8곳 중에 4곳이 금융회사로 대부분의 금융주들이 지분이 분산돼 있고, 전문 CEO경영이라는 점에서 지배구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등급이 떨어진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로 지배주주일가의 사적이익추구 행위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불법영업행위를 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당국의 제재를 받거나 검찰에 기소된 기업들이다.

국내 사회책임투자펀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스틴베스트도 일년에 두번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높은 AA등급부터 7단계로 등급을 매긴다. 자산 2조원 이상에서 최고등급 AA를 받은 곳은 우리은행과 동부화재 단 두 곳이다.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면 신창산업, 롯데정밀화학, 한전기술, 두산엔진, 코웨이, 풀무원 등 12곳이 최고등급을 받았다.

주로 은행, 상업전문서비스, 에너지 분야 기업들이 상위 등급에 분포해있고, 음식료, 소매, 담배 등은 하위등급 비중이 높다. 

◇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게 수익률도 좋을까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고 규모도 7조원 수준에 불과해 트랙 레코드를 찾기 쉽지 않고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다만 ESG 등급이 좋은 착한기업들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방문옥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분석1팀장은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전체 투자자산의 26%가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투자되고 있고, 매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실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는 2010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6년간 시가총액 방식으로 AA와 A등급 종목의 수익률과 코스피200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AA와 A등급 종목의 수익률이 코스피200 수익률을 5%나 상회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자료:서스틴베스트 '시장을 이기는 책임투자 전략' 발췌. ESG등급 2단계 개선된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구성했을 때 수익률.

 

최근들어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회책임투자의 다양한 방법론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ESG성과가 개선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박종한 서스틴베스트 투자분석팀장은 "사회책임투자에도 다양한 전략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ESG 최하위 등급엔 투자하지 않는 선에서 심플한 전략만 사용하다보니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구성이 안된다"며 "해외에서는 ESG등급이 상승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 등으로 좋은 수익률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스틴베스트는 ESG등급 2등급 이상 상향 조정되는 종목을 편입하는 식으로 2011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수익률을 테스트한 결과 연 수익률이 8%에 육박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의 연간 수익률은 2.28%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과다. 5년반 누적수익률은 약 51%에 달했다.00

 

◇ 해외에선 '착한기업' 유도해 투자수익 높이기도

지난해 전세계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운용되는 자산은 22조89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체 운용자산의 26.3%에 해당한다. 2014년의 18조2760억달러보다 25%나 늘어났고, 2012년보다는 약 102%나 불어난 규모다.


사회책임투자 방식도 훨씬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해외의 공적연기금은 주주관여활동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사회책임투자를 실행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해 투자수익을 높이는 식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기업의 바람직한 지배구조는 주주에게 더 높은 투자수익을 돌려준다'는 투자철학으로 적극적으로 지배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캘퍼스는 실적이 저조하거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 리스트(포커스 리스트)를 발표하는데 여기에 포함된 기업은 경영진 교체 등을 통해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연기금이 국내에서 주주관여활동을 통해 문제를 개선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공무원연금(ABP)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피해 이슈가 제기된 시점부터 삼성전자, 피해자 대표, 시민단체, 정부 등과 정기적인 접촉을 통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2014년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

 

백지영 서스틴베스트 수석애널리스트는 "해외에선 공적 연기금을 넘어 블랙록(Black Rock), 뱅가드(Vanguard) 등 메인스트림 자산운용사도 운용프로세스에 ESG 분석과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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