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험료 인하 압박…일단 버티는 보험사

  • 2017.07.07(금) 16:50

손해율 개선에 커지는 압박…장마·태풍 '변수'
일부 보험사 보험료 인하…일률적인 인하 안할 듯

점차 거세지는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에 보험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들어 대형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에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의 압박을 피하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실제 일부 보험사가 차 보험료를 일부 인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보험사는 내내 손해만 보다가 이제 막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여름철 장마와 태풍 등의 계절적 영향으로 손해율이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시장에선 과거와 같은 일괄적인 보험료 인하는 없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 수익 내기 시작한 '車 보험'…다시 과거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사들이 최근 자동차보험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데도 보험료를 인상했다며 손해보험사들을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로 올해 1월 83.9%에 비해 5.9%포인트나 낮아졌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준 보험금을 그동안 거둬들인 보험료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수익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의원은 "보험사의 수익성 개선은 고가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와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개선 효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제도를 개선했는데 그 효과를 보험사들이 가로챘다는 의미다. 그는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개선이 보험사 배불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한 이유는 이 상품에서 지속해 손해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손해율은 77~78% 정도다. 그런데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손해율은 85%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 대해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막아온 탓이었다.

이후 금융당국이 지난 2015년 10월 보험사들이 상품의 개발과 보험료 책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고 보험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이 보험료를 올렸다.

◇ 정권 교체 뒤 확 바뀐 분위기…일단 버티기


정권이 바뀐 뒤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 생활비 절감에 우선 과제를 두면서 자동차보험을 비롯한 보험료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새 정부는 지난달 21일 민간 실손보험료 인하를 유도하는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정부의 '보험 자율화' 정책 기조를 180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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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험사들은 일단 버티자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보험사가 보험료를 내리긴 했지만 중소형사 위주여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많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의 보험료 인하는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아직 '자율화 기조'가 뒤집힌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특히 보험사들이 이제는 특약 등을 통해 특정 고객군에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병권 동부증권 연구원은 "가격경쟁으로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미 회사들이 충분히 깨닫고 있다"며 "자동차보험료가 인하하더라도 업계 전체적으로 손해율이 개선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경우 2년 전에 공언했던 '보험 자율화'를 뒤집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 난처해 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과 보험료 책정을 과거식으로 규제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바뀐 게 아니다"라면서도 "아직 금융위원장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언급하지 않은 만큼 여러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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