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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vs 금융권, 다시 뜨거운 수수료 논쟁

  • 2017.07.10(월) 16:19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 공약에 "수수료 과다" 주장까지
적정성 판단 모호…"소비자 혜택 줄어든다" 부작용 우려도

금융권 수수료 논쟁에 또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중의 하나로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제도 도입'을 제시한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금융권의 수수료 수익이 과다하다며 수수료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앞으로 수수료 인상이나 확대를 모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은행들은 장기간 지속한 저금리와 수수료 자율화 정책에 따라 수수료 현실화 및 비이자수익 확대를 꾀했지만 제동이 걸리 수밖에 없다. 이미 신용카드사들의 반대에도 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이뤄졌고, 실손보험료 인하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 정치권 "합리적인지 살펴보겠다"…수수료는 절대 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이 201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거둔 수수료 수익은 65조 930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 보험, 카드사 수수료 수익 현황' 자료를 분석한 수치다.

은행들이 금감원에 신고한 수수료 항목은 송금, 추심, 방카슈랑스·수익증권 판매, 대여금고, 대출 조기상환, 자동화기기(ATM), 자산유동화, 외환 등 20여가지다. 은행들은 그동안 매년 6조4000억원의 수수료수익을 올렸고 올해 1분기에만 1조6987억원에 달해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대 수수료 수익을 거둘 것으로 박용진 의원 측은 분석했다.

박용진 의원은 "금융사들은 여전히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며 고객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보험, 카드뿐 아니라 특히 은행도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 은행들 수수료 수익 확대엔 제동‥자칫 소비자 혜택 축소로

금융회사들이 부과하는 수수료가 모두 잘못됐다는 식의 이같은 정치권의 인식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은행권은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금융권의 수수료 수준은 여전히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해외은행들이 부과하는 계좌유지수수료만 해도 최근에 한국씨티은행이 제한적으로 부과하기 시작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은행들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은행의 수수료이익 비중이 20%에 불과해 여전히 예대마진에 편중한 이익구조인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용역(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낮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오랫동안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이용했던 것을 내야 하는 데 대해 비싸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수익이 안나거나 역마진 나는 서비스를 줄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도 토로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은행들이 자동화기기(CD·ATM)를 줄이는 것도 인터넷뱅킹 확대와 함께 이와 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회사 CD.ATM은 2013년 정점을 찍은 후 2014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노틸러스 효성 등 6개 VAN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자동화기기는 최근 2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결국 수수료 부담이 더 큰 VAN 사업자의 자동화기기를 이용해야 하는 셈이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최근에 CIB(기업금융·투자은행)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결국 수수료를 제한하게 되면 이런 다양한 사업으로의 진출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수수료 적정성 판단 기준 모호‥"수수료 없애자는 식은 잘못"

금융당국 내부에서조차 금융수수료 적정성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 입장에선 해외사례와 비교해 항상 낮다고 얘기해왔고, 소비자단체나 서민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고 하는데 적성성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며 "적정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모호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혜택을 보는 쪽에서 비용과 가격을 부담하는 식의 수익자부담 원칙이 중요하다"면서 "일부가 혜택을 보는데 모든 사람한테 그 비용(수수료)을 부과하는 체제로 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령 은행에 수익을 가져다 주는 고객이나 주거래 고객들에게만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식이라면 결국엔 취약계층만 수수료를 내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수익자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정당하게 부과되고 있느냐를 따져봐야 하는데 최근의 수수료 논쟁은 수수료를 없애는 게 정당하다는 식으로 논의되고 있어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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