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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밀어붙이기 '무너지는 대부업'

  • 2017.07.11(화) 16:30

정치권 '최고금리 인하' 한목소리에
대부업계 담보대출·채권추심로 선회
"불법 사금융 늘어날 것" 부작용 우려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두고 정치권과 대부업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가계부채 관리와 민생 대책의 하나로 최고금리 인하를 밀어붙이고 있고 대부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와 부작용 확대 등의 이유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대부업 시장에선 신용대출 대신 담보대출을 취급하거나 리스크가 작은 채권추심업으로 쏠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숫자를 정해놓고 무작정 금리를 내리는 방식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신용대출 대부업체 줄줄이 폐업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협회 회원사 중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대부업체는 79개에서 49개로 크게 줄었다. 반면 채권추심 회사는 189개에서 284개로 늘었고 담보대출 대부업체는 43개에서 84개로 급증했다.

대부협회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지속하는 업체들도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기존 고객에 대한 추가 대출 및 재대출만 취급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대출 영업을 하는 곳은 상위 10개사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부업체들이 신용대출에서 담보대출이나 채권추심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것은 점차 낮아지는 최고금리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서라는 게 대부업계의 설명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저신용자의 연체율을 고려해야 하는데 대출 금리가 점차 낮아지면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것.


게다가 폐업한 대부업체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넘어가면 서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대부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이런 부작용은 우리나라에 앞서 지난 2010년 최고이자율을 연 20%로 낮췄던 일본에서 먼저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일본의 도우모토 히로시 도쿄정보대학 교수는 최근 열린 서민금융연구포럼에서 이를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최고금리 인하는 자영업자의 폐업을 초래하고 비정규노동자를 양산했으며 자살자를 증가시켰다"며 "불법 사금융 이용자를 증가시켜 생활 격차가 확대됐다"고 했다.

◇ 여·야 '최고금리 인하' 한목소리

대부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최고금리 인하를 밀어붙일 기세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를 공약한 만큼 정부 여당은 최고금리 인하 추진을 공언했다. 국정자문위원회는 지난달 말 대부업 최고금리를 현행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인 2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올해 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최고금리를 20%로 내리는 개정안을 당론으로 정해 밀어붙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신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같은 내용을 공약한 만큼 여야가 함께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더 정교한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기한 상명대학교 교수가 앞서 대부금융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제시한 신용등급별 최고 이자율 세분화가 대표적이다. 최고금리를 시중 평균 금리에 연동해 규정하고 당국이 정기적으로 정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정부가 저신용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햇살론 등 정책상품으로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9~10등급의 저신용자의 경우 자격이 되지 않거나 상품을 알지 못해 이용 비중이 1%가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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