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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는 국회' 뚫고 나가는 카카오뱅크

  • 2017.07.27(목) 15:44

은행법 개정안 국회 문턱서 주춤
카카오뱅크 "증자 이슈 문제없다"
영업개시 3시간만에 3만좌 '돌풍'

"국회에서 법을 늦게 통과시켜서 죄송합니다. 한강에 자리한 이곳(새빛둥둥섬)에서 출범식을 한게 정부와 국회를 보고 항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직 능력이나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해서 한강 언저리에 머무는 것 같다는, 혹은 한강이 국회를 끼고 옆으로 돌아가는 모습처럼 국회에 대고 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27일 서울 반포 새빛둥둥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 축사를 위해 맨 처음 단상에 오른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의 첫 마디는 '죄송하다'였다. 그의 이런 해석이 다소 엉뚱하고, 과도해 보이기도 하지만 국회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듯 마치 고해성사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ICT기업의 은행 지분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증자를 못해)출범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일부 대출상품 중단 사태를 맞기도 했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도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서 이날 출범을 맞게 됐다. 제도적인 장치는 미처 완성되지 못했지만 어쨋든 초반 기세가 무서울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돌풍

이날 오전 7시부터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행사를 막 시작한 오전 10시 기준으로 앱 다운로드 수 7만건, 요구불예금 개설 3만5000좌를 기록했다. 오후 3시엔 신규 계좌개설이 10만3000건에 달했고, 여신 140억원(대출 실행금액 기준), 수신(예·적금) 260억원에 이르렀다. 앞서 케이뱅크가 출범 사흘 만에 10만좌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오전내내 가입 폭주로 접속 과정은 물론이고 대출 실행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거나 앱이 먹통이 된다는 제보와 불만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짧은 시간내 굉장히 많이 몰리다보니 발생한 일"이라며 "동시접속은 초당 약 10만명이 들어와도 내부 시스템에서 감당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출의 경우 은행 시스템뿐 아니라 크레딧뷰로(신용평가사) 등 유관기관의 외부망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앱 다운로드가 늦어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 증자 

빠른 속도로 계좌개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증자 이슈로 관심이 쏠렸다. 케이뱅크는 자본금을 빠른 시일내 소진하면서 증자가 어려워 3개월만에 일부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금융자본)가 58%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란 점에서 증자 부담이 덜하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은행법 개정이 되지 않더라도 증자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고객수나 여신 증가 속도에 따라 자연스레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증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중단은 없다"며 "오늘 오전 정도의 증가 속도가 이어져도 증자 등 우리 나름대로 자금 문제에 대한 대책이 돼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 보안

카카오뱅크의 강점 중 하나는 공인인증서를 없애 고객 편의성을 높인 점이다. 보안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윤호영 대표는 "시스템 설계단계부터 보안전문가를 투입했다"며 "고객 입장에선 공인인증서가 없는 것 처럼 설계됐지만 공인인증서를 통한 스크래핑 인증 방식은 똑같기 때문에 보안적으로 차이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은행이나 편의점 ATM 등 어디서든 수수료 없이 ATM기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신의 한수로 꼽힌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가 일부 편의점에서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타 은행이나 편의점 이용 땐 대부분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것과도 차이가 난다. 그런 면에서 카카오뱅크는 편의성과 접근성을 모두 높였다. 윤 대표는 "어떤 은행도 해보지 않았던 시도"라고 소개했다.

수수료 면제시한을 올 연말까지 한정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이 대표는 "비용이 얼마나 들고 또 은행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예상은 하고 있지만 그 범주 안에 들어오는지 봐야 한다"며 "올 연말 여수신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서 (연장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혁신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나 다양한 주주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기대했던 측면에선 다소 부족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뱅크 측의 생각은 다른 듯 보였다. 당장의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보다는 은행업의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을 다지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윤 대표는 "시작인 만큼 수신 여신 외환 체크카드 등 은행의 각 영역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신뢰가 형성되면 카카오의 다양한 에셋(자산)뿐 아니라 주주사와 관련한 많은 에셋들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고객의 마음과 니즈를 캐치하는게 우선"이라며 "기본에 충실하면서 모바일 고객 특성에 잘 맞는 상품을 찾아 내년쯤부터는 서서히 장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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