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돌풍 불지만, 꿈쩍 않는 '은산분리'

  • 2017.07.31(월) 16:49

은행법 개정 없인 카뱅·캐뱅 자본확충 불확실성 여전
유동성 비상계획엔 한국투자 2500억원 쏘는 방안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폭발전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 이후 5일(100여시간)째인 31일 계좌 개설 고객이 100만명을 넘었다.

대출도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예상보다 빠른 증가 속도에 자연스레 유동성과 자본확충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카카오나 KT 등 ICT기업들이 은행 지분 소유를 늘릴 수 있는 은행법 개정안은 여전히 답보상태여서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유동성 이슈에 자본확충 불확실성까지

이날 오후 1시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은 100만좌를 넘었다. 여신과 수신도 각각 3230억원(대출실행 기준), 344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케이뱅크가 오픈 100일(7월11일)만에 가입고객수 40만명에 이른 점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케이뱅크가 한달여 만에 세운 대출 3000억원대의 기록을 카카오뱅크는 불과 5일 만에 달성하기도 했다. 이같은 속도라면 케이뱅크가 100일 만에 달성한 여신잔액인 6100억원도 금세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예상보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동성과 자본확충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미 케이뱅크는 자본확충 등에 대한 부담으로 출범 세달도 채 되지 않아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카카오뱅크는 아직까지 유동성 면에선 여유가 있는 편이다. 현재까지 여신보다 수신이 다소 우위에 있어 이날 기준으로 예대율(대출/예금)은 93.8%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시중은행의 예대율을 100%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예금 증가 속도보다 대출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면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58%)가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으로 한국투자금융에서 2500억원 가량을 예금으로 예치하는 방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본금의 경우는 케이뱅크보다 500억원 더 많은 3000억원이기는 하지만 대출 증가 속도에 따라선 내년 계획하는 자본확충 일정을 앞당겨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출범 당일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대출 중단은 없다"며 "고객 수나 여신 증가 속도에 따라 자연스레 증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 은산분리 완화에 쏠리는 시선

 

주주 구성 면에서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보다 상황은 나은 편이다. 금융주력자(금융자본)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여서 증자에 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까지 자본확충 이슈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문제여서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의 경우엔 우리은행 등 주요 주주사들이 10%씩을 갖고 있고 KT 역시 8%를 가진 상태에서 뾰족한 증자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선 산업자본이 10%를 초과해 은행 지분을 가질 수 없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사들이 동일하게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제3자 배정 증자 역시 은행법 개정안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긴 마찬가지다. ☞관련기사 [인사이드스토리]씨티은행과 케이뱅크의 대출 중단

둘다 은행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선 근본적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자본구조를 갖췄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또 애초 취지대로 카카오와 KT가 주도적으로 은행을 이끌고 혁신을 일으키는데 있어서도 이같은 지분구조는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 정부들어 금산분리를 더욱 강화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은행법 개정안의 앞날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당 내에서도 국회의원들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은행법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얘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기존 은행의 예대마진 중심의 전당포식 영업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국회에서 남아 있는 숙제(은행법 개정안)에 대해 고민해보도록 하겠다"며 모호한 답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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