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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이 바라본 카뱅Ⅱ]걱정해, 아쉬워

  • 2017.08.04(금) 15:08

신용평가모델 기존과 대동소이‥중금리 취지 못살려
자산늘려야 수익내는데 '조달 한계'…주담대 딜레마도

([은행원이 바라본 카뱅]서 계속)☞[은행원이 바라본 카뱅Ⅰ]칭찬해, 반성해

은행원들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연체를 가장 걱정(?)하더군요. 신용대출 한도는 확 풀었는데 신용평가 경험은 없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게다가 빠르게 급증하고 있으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카뱅은 어제(3일) 한도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대출한도를 축소했습니다. 출범 일주일만인데요.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전체 대출 사이즈가 5000억원 가까이 커져 건전성 관리가 필요했다는 겁니다.

 

그나마 연체 우려를 덜어 주는 것은 대출 증가분의 상당액이 우량 신용등급인 1~3등급에 몰렸다는 건데요. 대출한도 역시 고신용자라 해도 평균 3000만원 정도. 다른 시중은행의 대출을 차감하고, 신용도나 연봉 등을 감안하면 생각만큼 한도가 크질 않답니다. 실제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금융 당국도 당장에 연체는 크게 걱정하질 않는 분위기이고요.

 

 

#혁신보단 보수 택한 신용평가모델 아쉬워


오히려 신용평가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각들이 꽤 있습니다. 신용평가모델이 시중은행과 크게 차이 나질 않기 때문에 결국 타깃 고객도 시중은행과 같은 우량 등급에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는데요. 처음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중신용자 대출 등 기존 은행이 하지 않았던 틈새시장 발굴에 대한 기대가 컸으니까요.

케이뱅크의 경우 시중은행과 같은 KCB(코리아크레딧뷰로)의 신용평가 등급에 더해 통신요금납부 실적을 고려해 등급을 세분화한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이 덕분에 중신용자(그레이존)인 4~6등급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줍니다. 금융 당국이 생각했던 취지에 부합합니다. 시중은행들이 데이터가 없다(Thin File)는 이유로 꺼렸던 중금리 대출을 다양한 비계량적 데이터를 활용한 모형을 통해 대출을 해주는 것이니까요.

카뱅은 4~6등급은 물론이고 8등급까지도 대출이 가능한데요. 1~3등급까지는 KCB 등급을 활용하고 그 밑으로는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받는 형태입니다. 중신용자들의 대출금리엔 보증의 보험료까지 포함된 것이니 금리도 높을 테고요. 리스크는 서울보증에 넘긴 겁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울보증이 중금리의 사잇돌대출 보증 경혐으로 데이터가 쌓여 있는데 이런 데이터를 카뱅이 가져와서 활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보증방식이어서 혁신보단 오히려 보수적인 방식을 택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냅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금은 기존의 시중은행 수준의 신용평가시스템"이라며 "고객들이 쌓여야 조금 더 선진화되고 모바일 라이프가 녹아 있는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면 2~3년의 (정보 축적)시간이 걸린다고도 내다봤습니다. 더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 수익성, 자산성장 딜레마

수신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고, 대출금리는 낮으니 마진이나 수익모델에 대한 의구심도 꾸준히 제기합니다. 점포가 없고, 직원 수가 적으니 판관비는 적게 듭니다. 여기에 ICT DNA를 갖고 있으니 효율성도 높아 보입니다. 이 덕분에 수수료도 안 받고 금리 경쟁력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분명한데요.

당장에 적자를 모면할 순 없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2분기 300억원 정도 적자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바젤3 적용을 3년 유예한 것도 이 기간에 적정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게끔 한 건데요. 시중은행들이 지점 하나를 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통상 2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문제는 은행이 수익을 내려면 자산을 늘려야 하는데요. 인건비 등의 고정비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고, 전산설비 등의 투자도 감가상각이 되기 때문에 자산을 늘려 예대마진을 확보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도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겁니다. 연체 등 대손비용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지금과 같은 자산 규모에선 연체 한두 건만 발생해도 연체율이 팍 튀어오르니까요. 분모에 해당하는 자산을 늘려줘야 합니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도 애초 올해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계획이었고요. 카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케이뱅크는 자본확충 부담에 일부 신용대출 상품마저 중단한 마당에 여력이 없는 상태고요. 카뱅은 현재 주담대 출시보다 서비스 안정화에 무게중심을 둔 상태입니다.

혹시 여건이 돼서 출시를 한다고 해도 이게 또 만만치가 않습니다. 주담대를 하는 순간 신용대출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으로 자산이 늘어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선 예금도 함께 늘어야 합니다. 2.2%의 적금 상품을 내놨는데 벌써 시중은행들이 맞불을 놓기 시작했죠. 이자 메리트가 떨어지면 예금 늘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딜레마입니다.

 

새 정부 들어선 신용대출, 주담대 등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부정적인 시각도 많고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앞으로 어떻게 자산확대의 물꼬를 틀지, 향후 대손비용 관리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성패를 가늠할 요인 중 하나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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