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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대출문턱]①가계부채 전방위 압박

  • 2017.08.08(화) 18:05

'빚 한도껏 댕겨서 집 사는 시대' 끝낼 기세
더 센놈 'DSR·신DTI' 예고, 거시적인 변화도

정부가 '초이노믹스'라는 미명 아래 용인했던 '빚을 권하는 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예단하긴 어렵지만 8.2 대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과도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시대도 함께 저물지도 모른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전당포식 영업은 물론이고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책변화에 따른 영향과 대응방향 등을 네 편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가계부채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시작됐다. 8.2대책에 포함된 대출규제는 부동산 정책이란 옷을 입었지만 대출규제의 범위나 강도 면에서 보면 초강력 가계부채 대책이나 다름없다.

 

이번 대책으로 금융당국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더는 '과도하게 빚 내서 집 사지 말라'는 얘기다. 이달 하순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새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에 대한 변화의 신호탄을 쏜 셈이기도 하다. 거시적인 환경변화를 고려해도 과거처럼 과도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 빚 내서 집 사라→빚 내서 집 사지 마라

8.2대책의 대출규제를 종합하면 빚 내서 집 사지 말라로 요약된다. 전 정부에서 초이노믹스를 외치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70%까지 풀었다. 이것이 부동산 경기를 촉발했다. 지금은 반대로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LTV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40%로 낮췄다. 대출한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기존에 투기과열지구 지정되면 주택유형, 대출만기, 담보가액 등에 따라 LTV 40~70%로 차등 적용했던 것을 이 기회에 아예 일괄 40% 적용으로 바꿨다. 무주택자인 실수요자들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부동산대책과 마찬가지로 다주택자나 투기세력만을 겨냥했다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까진 없었을 터. 결국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 또한 반영됐다는 평가다. 중소득 이상의 맞벌이 부부나 고소득 직장인 등의 실수요자들은 대출한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임진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지난 5월 '가계부채 안정을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중산층 이상 소득계층에 대해서도 신규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결국 실수요자 여부를 떠나서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없이 과도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가계부채를 안정화시킨다는 전략인 셈이다.

 

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서울지역의 경우 LTV 70%, DTI 60%였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까지 불어나는 동안 LTV·DTI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졌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실수요자 피해 등을 언급하며 10%포인트 하향조차 벌벌 떨었던 금융당국의 모습과는 대조된다. 물론 정권이 바꼈으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정권이 바뀌지 않았느냐"면서 "그동안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활용했던 경제정책의 결과가 가계부채로 나온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 대출규제 더 센놈 온다

금융위원회는 또 이달말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신DTI의 구체적인 도입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DSR의 경우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 등 모든 부채의 원리금을 포함한다.

 

신 DTI는 현행처럼 대출시점의 소득 만을 고려하는게 아니라 대출자의 장래소득, 소득 안정성 여부, 자산의 소득창출 등 미래 현금흐름까지 고려해 상환능력을 판단한다. 가령 60대가 30년만기 주담대를 받는 것과 30대 직장인이 주담대를 받을 때 상환능력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까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둘다 상황능력을 더욱 꼼꼼히 따져 보겠다는 것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기존의 대출규제가 스톡 개념(현재 가진 자산)에 대한 규제였다면 DSR이나 신DTI는 플로우(현금흐름)에 대한 규제이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에 강한 수위의 대책을 내기보다는 8.2대책에 대한 효과를 보면서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쪽에 힘이 실린다. 임진 연구위원도 "결국 강도는 이들 비율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며 "우선은 경험치가 쌓여야 합리적인 규제비율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조절해 나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정책적인 변화뿐 아니라 거시적인 흐름 역시 대출을 받기 점점 더 힘들어 지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이후 미국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올린 결과를 낳기도 했다.

 

최근들어선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집값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압박 강도도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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