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선임 앞두고 '외풍' 시달리는 BNK

  • 2017.08.11(금) 17:02

일부 후보에 낙하산 의혹…학연 논란
'허술한 지배구조로 외압 자초' 지적도

BNK금융그룹이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면서 외부인사가 포함된 게 계기다. 그가 특정 학교 출신이라서 정권 입김 의혹을 받는다.  

BNK금융은 허술한 지배구조로 경영 공백을 낳으며 외풍을 자초했다. 낙하산의 표적이 된 대형금융그룹들의 전례를 보고도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다.

◇ 참여정부•부산상고 입김 있었나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9일 차기 회장 후보를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3명으로 압축했다. 앞서 회장 후보 지원자만 16명이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유일한 외부인사인 김 전 부회장에 대해 낙하산 의혹이 제기된다. 1946년생인 김 전 부회장은 부산상고 출신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1년 선배다. 현 정권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박광일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부국과 현대증권 사장 시절 친하던 참여정부 인사들과 지금도 좋은 관계"라고 주장했다.

은행 관계자도 "성세환 회장 취임 후 (성 회장의 출신 학교인) 동아대학교에 세력이 기울었으나 BNK금융의 오랜 주류는 부산상고"라고 했다. 실제로 성 회장의 전임인 이장호 전 회장 등 핵심 인사들은 부산상고 출신이다. 내부에 정권의 입김이 닿기 쉽다는 얘기다.

낙하산 의혹에 대해 BNK금융 임추위원은 "김 전 부회장이 면접 결과 많은 표를 받았기 때문에 최종 후보로 결정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임추위원도 "훌륭한 사람이어도 외부인사라서 안 된다는 건 공모 취지와 맞지 않으며 인재를 제한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추위는 17일 최종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이날 차기 회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 권력 견제 장치 미비…외풍 자초

BNK금융은 허술한 지배구조로 외풍을 자초했다. 회장이 지주 이사회 의장과 부산은행장을 겸직하는 구조에서 권력 견제가 작동하기 어려웠다. 결국 주가 조작 등 잘못된 결정을 막지 못하면서 경영 공백을 낳고 낙하산 인사에 여지를 줬다. 뒤늦게 겸직 구조 수술에 들어갔으나 외풍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불미스런 사태를 겪으면 언제든 낙하산이 내려올 수 있다"면서 "과거 신한 사태, KB 사태 때도 움직임이 있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허술한 지배구조로 내분을 겪은 대형 금융그룹에 낙하산이 꽂히는 걸 보고도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선 최대주주의 방관을 지적하기도 한다. BNK금융의 최대주주인 롯데그룹과 국민연금이 경영 관여를 하지 않아 외풍에 약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은산분리 등의 영향으로 대다수 국내 은행에 뚜렷한 주인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대주주를 탓하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온다. 그보다 내부 지배구조 개선이 급선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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