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제자리]上 왜 다시 꼬였나

  • 2017.08.21(월) 16:42

"9550억→8000억원" 더블스타 인수가 인하 요구
22일 주주협의회 개최…박삼구 회장 재등장 가능성

가물가물 끝이 보이는 것 같던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상황에 처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막판 인수 협상을 벌이던 중국 더블스타 측이 인수 가격을 대폭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다. 아울러 물 건너갔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블스타로 매각을 강행하던 산업은행은 곤혹스럽게 됐다. 매각이 더 지연되면 여론은 안 좋은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이 박삼구 회장과 공방에 집중하다가 해당 업체는 망가질 위기에 처했고, 매각 역시 원활하지 않게 됐다는 불만이 채권단 내에서도 나온다.


◇ 더블스타 '가격 조정' 요구로 협상 원점

산업은행은 오는 22일 주주협의회를 통해 더블스타의 가격 조정 요구와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부활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채권단에 인수 가격 조정을 요구했다. 애초 9550억원이던 가격을 8000억원으로 깎아달라는 것.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인수 가격에 포함된 경영권 프리미엄도 과도해졌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더블스타가 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하면서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도 부활하게 됐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으로만 따지면 박 회장이 8000억원을 동원하기만 하면 금호타이어를 다시 손에 넣게 된다.

◇ 박삼구 회장 '컨소시엄' 구성 성사 관건

이에 따라 막바지를 향하던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또다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일단 박삼구 회장의 재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은 일단 그동안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힘을 써온 만큼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박 회장과 갈등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는 절차상의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 회장과 다시 경합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가격 조정을 요구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아직은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가 꺾였다기보다는 산업은행과의 협상 우위를 간파한 행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 '무리한 강행' 산업은행 비판 여론 비등

인수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연출되자 산업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채권단 내에서도 "박 회장과 벼랑 끝 여론전을 벌이다가 일을 그르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채권단이 박 회장과 싸우다가 더블스타에 매달리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더블스타가 가격 인하는 요구하는 '여유'를 부리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여 끝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더라도 실익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향후 20년간 더블스타 대신 금호 상표권 사용료 2700억원을 대신 부담키로 했다. 이 경우 단순 계산으로 따져보면 실질적인 인수 금액은 8000억원이 아닌 5300억원이 된다.

큰 틀에서는 '잘 나가던' 국내 업체가 이번 인수전으로 받지 않아도 될 타격을 받았다는 비판도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처럼 인수 절차를 질질 끌게 되면 해당 업체의 영업력은 당연히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산업은행이 반대 여론이 많았던 딜을 깔끔하지 못하게 끌고 간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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