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실손보험료 손질한다

  • 2017.08.27(일) 12:05

금감원, 실손의료보험료 적정성 감리 마무리
21개 보험사 100억원 '과다 산출'…보험료 내릴 듯

국내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일부 불합리하게 책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근거 없이 보험료를 더 올리는 방식을 택하거나 사업비 등 비용을 더 많이 반영하는 잘못된 관행들이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불합리하게 올린 보험료는 1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24개 보험사 중 21곳 보험료 '부당 책정'

금융감독원은 27일 이런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감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최근 몇 년간 실손의료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라 소비자 불만이 커짐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적정하게 산정하는지 감리했다.

금감원 감리 결과 국내 24개 보험사 중 21개 보험사가 일부 상품에서 보험료를 부당하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40만 건에 달하고, 금액으로 보면 100억원 이상을 과다 인상한 것으로 추산된다.

권순찬 금감원 부원장보는 "대부분 보험사가 보험료 산출 기준 및 절차와 관련해 내부 통제 기준을 적절히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회사의 특정 상품과 연령에서 보험료 산출기준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금융감독원 권순찬 부원장보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실손의료보험 감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0개 보험사가 노후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불합리하게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70%를 약간 넘는 수준인데 손해율이 100%가 넘는 일반실손 의료보험 통계에 연계해 보험료를 산출한 것. 금감원은 이런 관행을 개선하도록 해 해당 보험료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국내 9개 보험사는 지난 2008년 9월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이전에 판 상품에 대해 보험료를 제대로 산출하지 않았다. 이밖에 보험료 산출 시 적용하는 모형을 임의로 선정해 보험료를 과다 인상하거나 사업비를 지나치게 반영해 보험료를 올리는 사례 등이 적발됐다.

◇ 내년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 폭 줄 듯

금감원은 이런 불합리한 관행들을 고치도록 해 보험사들이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해당 적발 사안들에 대해 보험사들의 소명을 듣고 이후 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부 금액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환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권순찬 부원장보는 "환급하는 게 맞다고 판단되면 소급을 권고하고, 만약 (보험사들이) 응하지 않을 경우 현장 검사를 실시하고 금융위원회에 시정 요구를 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공·사 보험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건강보험 보장 확대에 따른 실손보험료 적정성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비자 부담 완화의 일환으로 민간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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