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발 인사폭풍]下 행장들 '내 자리 괜찮을까'

  • 2017.08.29(화) 11:05

김조원 금감원장 임명 땐 논공행상 본격화 할듯
금융공공기관 교체 작업 시작…민간은행장도 촉각

'논공행상'. 공의 있고 없음, 크고 작음 등을 따져서 거기에 알맞은 상을 주는 것.

 

대선 이후 선거(정권 창출)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의 요직을 나누어 주는데 빗대어 쓰인다. 기관 입장에서 보면 낙하산이다. 새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그 격이다. 금융경력이 없는 비 경제관료, 비 전문가를 금감원장 자리에 앉히려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전직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수개월 전에 김조원 전 총장을 유심있게 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실세라는 얘길 들었지만 그 분이 금감원장으로 올 지는 상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김조원 전 총장이 유력인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금융권도 술렁이고 있다. 아직까지 금융공공기관 인사를 하지 않은 새 정부가 논공행상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공공기관에서 그치지 않고 민간은행으로까지 확산할 경우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임기가 돌아오는 민간은행 CEO들의 거취도 불안하다.

 
 

◇ 곳곳에서 신호탄

신호탄은 곳곳에서 쏘아 올려지고 있다. 전 정부에서 인사전횡을 했던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전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으로 꼽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같은 이름의 이동걸 동국대 교수가 후임으로 거론되는 등 교체 가능성이 높다.

 

수출입은행장과 수협은행장은 공석이다.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과거처럼 일괄 사표 제출 형식은 아니라도 한차례 물갈이 인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방은행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BNK금융지주는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유력후보로 떠오르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김 전 부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정치권과 연이 닿은 인물로 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BNK금융은 두차례 회장 선임을 연기하면서 회장 선임이 파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이 역시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물갈이의 일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 등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연은 아닌 듯 하다"며 "민간은행 인사에까지 개입하려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 불안한 회장·은행장

 

민간 은행(금융지주)의 경우 정부 지분이 없지만 외부 입김에 취약해 늘 정권에 휘둘려왔다. 일각에선 김조원 전 총장이 금감원장에 임명되는 경우 과거 낙하산이었던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청와대 메신저 역할을 하며 인사전횡을 한 '적폐'를 되풀이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오는 11월20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리딩뱅크 회복 등 실적개선으로 연임에 무게를 실었지만 지금으로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전망이다. 회장 선임 이후 진행될 행장 선임과 은행 감사직 역시 변수로 떠오른다. 관련기사☞[인사이드 스토리]KB가 BNK 회장에 관심 쏟는 이유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 행장은 지난해 과점주주 매각으로 민영화에 성공한 이후 올해초 2년의 임기를 확정했다. 여전히 정부 지분이 20% 가까이 돼 '빌미'를 남겨두고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장 혹은 금융지주 회장 모두 실적이나 주가 등을 개선했고, 이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정권의 의중'이 가장 큰 변수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도 오는 11월 말이다. 통상 관료출신이 앉았던 자리이지만 하 회장을 시작으로 전직 은행장 등의 민간 출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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