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의 금융개혁과 최종구의 금융혁신

  • 2017.08.30(수) 16:08

금융혁신위, 말뿐인 '전시행정' 되풀이 우려
두달간 '권고안' 마련 시일 촉박, 실효성도 의문

이번엔 '금융혁신'인가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에게 '금융개혁'이 있었다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꺼내든 카드는 '금융혁신'이다. 최 위원장은 어제(30일) 민간 인사로 구성한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이하 금융혁신위)'를 만들었다.

 

자연스레 임 전 위원장이 취임 직후인 2015년 3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 발족한 '금융개혁회의'와 오버랩된다. 물론 당시 금융개혁회의는 심의기구였고, 금융혁신위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최 위원장에 권고안을 제안하는 형태로 형식 면에서 차이는 있다. 내용적으로는 금융개혁회의는 금융회사에 포커싱이 됐던 반면 이번엔 금융행정 혹은 금융당국에 포커싱이 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금융소비자가 느끼기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혁신위 첫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금융위)


이를 바라보는 금융회사도 냉담한 분위기다. 이런 얘기가 한두번 나왔던 게 아니라는거다. 금융혁신위는 ▲금융행정의 투명성·책임성 제고방안 ▲인·허가 재량권 행사의 적정성 확보방안▲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공정성 제고방안 ▲금융권 업무관행 개선방안 등 4가지 주제를 뽑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금융위원장에 권고할 예정이다.

주제가 광범위한 데다 오는 10월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일정마저 촉박하다. 10월 국정감사 일정까지 고려하면 두달이라는 물리적인 시간이 길지 않다. 실제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민간 위원도 "너무 포괄적인 내용이고, 시일이 촉박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이 때문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장 금융권에서 관심을 가질 '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공정성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뾰족한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 정부들어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이 일면서 선임 절차가 파행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제청권을 가진 금융감독원장만 해도 마찬가지다. 비 전문가인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역시 낙하산, 코드인사 등 논란이 불거졌지만 금융위에선 이렇다 할 언급조차 없는 실정이다.

내달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시에 과거 금융회사 인사개입 등의 논란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존에 은행이나 금융지주사 등에서 이뤄졌던 인사개입이 제도적인 기반이 취약해 이뤄졌던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어떤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금융당국이 실효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 2년전 데자뷔.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이 2015년 3월 25일서울 중구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제1차 금융개혁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임 전 위원장은 재임기간 내내 금융개혁을 외쳤지만 그 성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대체적이다. 금융회사 수수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치권의 압력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다. 금융개혁의 하나로 추진한 성과주의 역시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청와대 등의 성화(?)에 무리하게 추진하다 결국 실패한 정책이 돼 버렸다.

 

최 위원장은 어제 첫 회의 인사말에서 "권고안을 마련해주면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정치·관치 틈바구니에서 행동대장을 자청했던 금융당국이다. 금융혁신위가 또 하나의 전시행정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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