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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가 채용때 '성격테스트'하는 이유

  • 2017.10.02(월) 09:26

실리콘밸리 IT사와 인재경쟁 심화·영업환경도 변화
국내 은행 디지털 트렌드 반영한 인재채용 방식 주목

골드만삭스가 우수인재 채용을 위해 내년 여름 인턴 지원자를 대상으로 '성격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첫 파일럿테스트를 거쳐 정식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골드만삭스가 채용방식을 바꾸는 이유는 최근 몇년간 경쟁 금융사는 물론이고 실리콘밸리의 IT회사들과의 인재 경쟁이 심화하면서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최근들어선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글로벌 은행들이 디지털금융 등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채용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국내은행들도 디지털, 글로벌화 등 급속도로 변하는 금융환경에 따라 채용방식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블라인드 채용에서부터 지방인재 발굴, IT업종 경력 우대 등의 새로운 실험과 작은 변화들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골드만삭스에서 새로 도입하는 성격테스트는 현재 근무중인 임직원들 중에서 팀워크와 분석력, 분석과 논리 중심의 상황판단 능력 등이 매우 뛰어난 인력을 선별해 성격테스트를 시행한 후 그 결과를 채용 지원자들의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글로벌 은행들의 인재채용방식 변화 시도' 보고서에서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중요한 밀레니얼세대들은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유연한 근무시간이 직장 선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고액의 연봉만을 제공하는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을 변화의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높은 연봉에 근무시간의 융통성도 크고 근무환경이 더 좋은 장점을 보유한 헤지펀드사와 사모펀드사, 실리콘밸리의 회사들과 우수 인재 채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재경쟁뿐 아니라 영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엔 비 아이비리그 대학교 출신 중에서 우주 인재 발굴을 위해 비디오 플랫폼 기반의 대학교 캠퍼스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곳은 골드만삭스뿐이 아니다. 호주의 NAB는 출신학교 등 스펙요건을 삭제하고, 온라인 평가와 비디오 영상 인터뷰를 통해 올해 2500명의 신입직원을 뽑았다.

도이치뱅크는 대학생들의 SNS 등 온라인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합한 인재 후보를 발굴하기도 한다.

국내은행들도 최근들어 글로벌과 디지털 트렌드에 맞는 인재발굴을 위해 신입사원 채용방식에 다양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은 서류부터 임원면접까지 학력, 출신지 등이 없는 이력서 중심의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다. 자격증과 외국어시험성적 기재란도 없앴다. 이런 블라인드채용 문화는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발췌



우리은행도 학력, 연령, 자격증, 어학점수 등의 지원 자격요건을 없앴다.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미얀마어 등 언어 우수자와 IT업종 경력이나 관련 공모전 수상 내역 보유자, 스타트업 창업 경험자 등의 우대조건을 추가했다. 국민은행은 '찾아가는 현장면접'을 도입해 부산, 대전, 전남, 충북 등에서 현장면접을 통해 지역의 숨은 인재발굴을 시도한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에서 제한적으로 운영했던 유연근무제를 9월부터 전 계열사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직원의 행복, 여성인재 활용 등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고 또 발굴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사실상 영업방식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었고, 디지털 금융환경으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국내은행들의 변화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인재확보를 위해선 채용뿐 만 아니라 우수인재를 유지하기 위한 리더발굴, 트레이닝, 인재 리스크 모니터링 등의 프로그램 개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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