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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큰손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의 손익은

  • 2017.10.18(수) 11:27

국민연금 치열한 '주거래 경쟁'…우리銀 낙점
수수료수익보다 큰 이자비용 "돈내면서 사업"
자금 조달 안정성 누리지만 과열 경쟁 우려도

우리은행이 한국 최대의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자격을 따냈다. 주요 시중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끝에 얻어낸 결과다. 우리은행은 축제 분위기고 반면 경쟁에서 탈락한 은행들은 의기소침한 빛이 역력하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정작 주거래은행은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이자로 나가는 돈이 더 많다. 우리은행이 국민연금공단에 내는 이자만 약 42억원이다. 

은행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기관 영업에 매달리는 건 자금 조달의 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사업 자체만 보면 수익성이 낮은데 과열 경쟁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 더 많아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6일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년간 주거래은행이었던 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을 제치고 약 3700억원의 일일 예치금을 수중에 넣게 됐다.

일일 예치금은 국민연금의 한국은행 자금계정에 업무시간 중 들어오지 않아 일반은행에 일시적으로 맡기는 채권 원리금 등이다. 우리은행이 일일 예치금을 맡으면서 연금 지급, 운용자금 결제 등 수수료 수입을 얻을 것이란 기대도 실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익을 남길 수 없는 구조다. 말 그대로 은행에 '예치'하는 것뿐이라서 그다지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수익보다 은행에서 지급하는 이자비용이 더 크다.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일일 예치금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1.25%다. 반면 수수료율은 0.12(최저)~0.32(최고)%로 더 낮다. 국민연금공단은 기준금리에서 수수료율을 뺀 만큼의 이자를 얻게 된다. 은행 관계자는 "사업 자체만 두고 보면 은행이 국민연금공단에 돈을 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이자만 42억원…주가 호재지만 우려도

기존 주거래은행이었던 신한은행은 최저 수준인 0.12%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입찰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우리은행 등도 비슷한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우리은행은 약 42억원의 이자를 국민연금공단에 지급하게 된다.

수수료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만큼 다른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전산 사업비를 높게 적어낸 게 당락을 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밑지는 장사'를 하면서까지 기관 영업에 목을 매는 건 거금을 유치해 자금 조달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 거래 확보, 대외 신뢰도 상승 효과도 적지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고객 지분율이 다른 은행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은행이 직접적으로 이익을 낼 수 없는데 과열 경쟁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과도한 기관 영업 비용이 개인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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