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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해법]'숨은 뇌관' 자영업자, 강온책 병행

  • 2017.10.24(화) 15:50

자영업자 집중관리…임대업자 대출 규제 강화
중·저신용 자영업자는 지원 '해내리대출 1.2조'

정부가 부동산임대업자 등 일부 기업·투자형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그동안 제대로 관리가 안 돼 가계부채의 숨은 뇌관으로 지목됐는데 앞으로는 집중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경영이 어려운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는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해내리 대출'이라는 정책상품을 1조 2000억원 규모로 공급할 방침이다.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내놓은 취약층 지원책의 일환이다.

▲ 최종구(오른쪽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브리핑에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부동산임대업자 규제 대폭 강화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520조 9000억원을 넘어섰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2000만원이고 소득 대비 대출 비율은 7.5배에 달한다. 비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금은 6600만원, 소득 대비 대출 비율은 1.8배 수준이다.

특히 자영업 대출 차주 160만명 중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129만명으로 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에 따라 자영업자를 네 유형으로 분류해 관리하기로 했다. 먼저 '기업형'과 '투자형'으로 분류한 자영업자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부동산임대업 등 특정 업종에 대한 대출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편중리스크 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달 은행권부터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도록 하고 향후 카드사와 캐피탈, 저축은행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영업자에 맞춘 여신심사 모형도 개발한다. 업황이나 상권 특성 등을 파악해 전망이 좋지 않으면 대출을 어렵게 한다는 의미다. 치킨집이나 커피숍 등 자영업자가 집중된 업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하는 등의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내년 3월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 정보를 활용해 업황과 상권 등을 따져 대출을 심사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와 함께 부동산임대업 등 투자형 자영업 대출을 대폭 제한한다. 내년 3월부터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임대업자는 담보대출 중 유효담보가액 초과분을 분할상환해야 한다. 일정 비율 이상의 대출을 받으면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또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제도도 도입한다. 연간 임대소득이 이자 비용보다 많은 경우에만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예를 들어 RTI가 150%라면 임대소득이 이자의 1.5배가 돼야 한다. 소득은 적은데 빚만 늘리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 밖에 정부는 신협과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사 별로 상이한 개인사업자 비주택담보대출 LTV 기준을 일관성 있게 정비하기로 했다. LTV 총한도는 현행 80% 수준으로 유지한다.

◇ 저신용·생계형 자영업자는 지원…재탕 불과 지적도


기업·투자형 자영업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은 상환능력이 낮고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자의 경우 평균 대출금액은 7975만원인데 연 소득은 1644만원에 불과해 연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 48만4000명 중 취약차주는 17만7000명으로 36.6%에 달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해내리 대출'이라는 정책 상품을 새로 내놨다. 우선 '해내리-Ⅰ' 대출은 기존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특별지원 대출 상품의 금리와 보증료를 인하해 총 1조 1800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해내리-Ⅱ' 대출의 경우 버는 만큼 상환하고 경영 사후 관리도 받을 수 있는 '저리대출-컨설팅'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200억원 규모로 시범 실시한다. 소상공인에게 7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 뒤 카드매출 대금 입금액 중 10∼20%를 매월 자동 상환하는 구조다.

이밖에 저신용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미소금융과 햇살론 등 정책자금을 더욱 확대하고, 내년 중 3조원을 투입해 자영업자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내놨다. 연체가 우려되거나 연체 발생 후 3개월이 안 된 차주를 대상으로 이자를 감면해주거나 상환을 유예해주는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가 이처럼 자영업자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있는 정책이거나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해내리 대출의 경우 기업은행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소상공인 대출의 혜택을 늘린 것에 불과하고,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의 경우 이미 발표된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규제만 강화되고 지원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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