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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통계에 없던 '100조원' 불쑥…정체는?

  • 2017.10.25(수) 15:43

'상환불능' 분류…금융사 손실 처리한 장기 연체 채권
내달 탕감 방안 발표…도덕적 해이 우려는 여전

1400조원. 우리나라 가계가 안고 있는 부채 규모다. 지난 2015년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됐고, 정부가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부채가 또 있다. 대출자가 오랜 기간 돈을 갚지 않은 장기연체 채권이다. 이 규모가 100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 채권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은 못 받는 돈으로 여기고 이미 '정리'한 채권인데, 돈을 빌린 대출자 입장에서는 이 채권 탓에 경제적인 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다만 상환 능력이 있는데 돈을 갚지 않은 이들에 대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걸림돌이다.


◇ 금융사가 손실 처리한 '부채' 100조원 

정부가 지난 24일 내놓은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총액은 1343조원이다. 가계대출에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판매 금액(판매신용) 등을 합친 통계치다. 가계신용 규모를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보면 1388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연말에는 14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1343조원의 가계부채를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에 따르면 상환능력이 '충분'한 그룹은 756만 가구, 724조원으로 54%가량이고, 상환능력이 '양호'한 그룹은 313만 가구, 525조원으로 39%를 차지한다. 상환능력이 부족해 부실화 우려가 있는 그룹은 32만 가구, 94조원으로 7%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정부는 여기에 더해 지금껏 가계부채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던 '부채'도 따로 집계했다. 장기연체되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다.

금융사들은 이런 채권을 손실 처리해 상각하거나 대부업체 등에 싼 가격으로 매각하기 때문에 따로 가계신용 통계로 집계하지 않았는데,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대략적인 추정치를 내놓은 것. 금융사들이 파악하고 있는 연체 채권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실 채권을 더한 추정치는 100조원에 이른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이미 손실 처리를 했기 때문에 굳이 통계에 포함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채무자에게는 경제적인 재기를 어렵게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통계에 없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가계가 부담하고 있는 부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소액장기연체 채권 탕감…"상환능력 엄격 심사"


이에 따라 정부는 이런 연체 채권 중 일부를 탕감해주거나 조정해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10년 이상 연체한 1000만원 이하의 소액장기연체 채권을 탕감해줄 계획이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채권 중 이에 해당하는 규모는 40만명, 1조 9000억원가량이다.

여기에 더해 대부업체 등 민간 금융사가 보유한 소액장기연체채권도 정리할 방침이다. 금융사의 출연·기부를 활용해 매입한 뒤 소각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탕감 방식과 규모 등은 내달 발표할 계획이다. 

문제는 상환 능력이 있는데도 돈을 갚지 않는 이들을 어떻게 가려내느냐다. 정부는 국세청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의 소득·재산 정보 등을 적극 활용해 심사하기로 했다.

▲ 김동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 부처 수장들이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정부는 또 1000만원이 넘거나 연체한 지 10년이 안 된 채권의 경우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취약계층에게는 200만원에 달해 부담스러울 수 있는 파산 신청 비용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개인회생·파산시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 브리핑에서 "(장기 연체 채권은) 채무자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돈을 빌려준 채권은행과 사회가 같이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들의 재기를 도와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복귀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가 건전하게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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