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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의…차기 구도 안갯속

  • 2017.11.02(목) 15:51

채용비리 논란에 '꼬리자르기' 비판 커지자 결국 용퇴
곧 차기 행장 선임 착수‥상업·한일 갈등에 외풍우려도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결국 사임의 뜻을 밝혔다. 채용비리 논란으로 남기명 부문장 등 3명을 직위해제했지만 여전히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여론이 식지않으면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이사회를 중심으로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채용비리 건을 둘러싸고 또다시 옛 상업·한일은행 등 출신은행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향후 은행장 선임 등 지배구조를 놓고 다시한번 회오리바람이 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외풍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 이 행장, 채용비리 논란에 결국 사임

이 행장은 최근 채용비리에 연루된 임직원 3명을 직위해제했지만 우리은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대내외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결국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행장은 2일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직원 채용에 대한 국정감사 및 언론보도와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긴급 이사회간담회에서 사임의사를 밝혔고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영의 신속한 정상화를 바라고, 검찰 조사 진행시 성실히 임한다는 생각에서 사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가 남아 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직을 안정시키고 대내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다.

이 행장은 지주사 전환을 이루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임직원들에게 약속했던 두 가지중 민영화는 이뤘지만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 선임되는 후임 은행장께서 임직원 여러분의 염원과 우리은행의 저력을 모아 머지 않은 날에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응원하고 기원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11월 과점주주 체제로 민영화를 이룬 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왔다. 다만 새 정부들어 지주사 전환은 가계부채, 생산적 금융 등의 현안에 밀려 사실상 답보상태였다.

 

지주사 전환 이후 자연스레 회장직에 앉으려는 것 아니냐는 은행과 금융당국 안팎의 시각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행장은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10일 임원들과 티타임 자리에서 지주 회장직에 응모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 차기 은행장 안갯속, 지배구조 다시한번 시험대

차기 은행장 선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차기 은행장 선임 때까지는 이 행장이 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사내이사로 오정식 상근감사위원을 제외하고 이광구 은행장이 유일해 상법에 따라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불가피하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 후임 은행장 선임시기와 절차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장을 선임하는 임추위는 신상훈·박상용·노성태·장동우·텐즈핑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행장 역시 지난해 12월 임추위에서 후보직 공모 등의 과정을 거쳐 행장으로 선임(연임)된 바 있다. 차기 행장 선임도 비슷한 절차를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옛 상업·한일은행 간 고질적인 갈등 또한 함께 불거져 차기 행장 선임 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심상정 의원실에 채용비리를 제보한 것이 옛 한일은행 출신의 전직 임원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 바 있다. 채용비리 문건에 거론된 인물들이 대부분 상업은행 출신들이란 점에서도 출신은행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임 이순우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상업은행 출신이 잇따라 은행장을 맡는데 대해 일부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았다. 이 행장 연임 과정에서도 출신은행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갈등이 또다시 표출되면서 일각에서는 과거와 같이 낙하산 인사 혹은 외풍을 타는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조심스레 내놓는다. 최근 BNK금융지주도 성세환 전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구속되고, 내부 파벌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외부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김지완 회장이 선임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윗사람들 간에 출신은행 갈등으로 조직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자칫 외부에 빌미를 주게 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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