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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금융 아킬레스건]③하나금융, 장수 CEO로 가는 길

  • 2017.11.13(월) 17:59

노조 시민단체 고발 악재에 '장수 CEO' 견제 심리도
외압에 취약한 구조…사정칼날 향배 귀추도

한국 금융의 아킬레스건은 지배구조다. 신한사태와 KB사태 등을 잇따라 겪으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이슈는 은행과 금융산업의 리스크로 부각했다. 이 과정에서 호시탐탐 손길을 뻗으려는 관치는 '설익은 지배구조'를 무력화시킨다.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최근 몇년새 지배구조법이 만들어지고 차기 경영승계프로그램, 이사회의 권력화 혹은 CEO 유착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손질도 있었다. 최근 금융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슈들은 우리 금융산업의 지배구조가 미완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금융회사별로 지배구조 이슈를 점검하고 진단해본다. [편집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장수 CEO로 가는 길'이 험난해보인다. 여전히 실체가 명확하진 않지만 금융권을 향한 사정당국의 칼날이 매섭다. 이 불똥이 어디로 튈지 현재로선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하나금융은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외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최근의 사정은 달라 보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내년 3월이면 재임 6년을 채운다. 또 다시 임기를 앞두고 전 정권에서 있었던 이상화 전 본부장의 특혜 승진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를 인사적폐로 규정한 노조와의 갈등도 표출하는 분위기다. 관련해 노조 및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도 잇따랐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 장수 CEO vs 제왕적 CEO

 

금융권 안팎에선 김정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여느 때라면 때이른 관심이라고 치부하겠지만 노조, 시민단체 등이 가세해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김 회장의 경우 특혜승진 의혹뿐 아니라 3연임이라는 이슈까지 더해진다.


국내 은행권에서 3연임은 드물다. 장수 CEO를 배출하지 못한 배경 중 하나로 관치 혹은 외풍을 꼽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코드와 맞는 인사들을 내리꽂는 관행이 되풀이 되고 있다. 책임경영과 경영연속성 면에서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또 이사회가 CEO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서 제왕적 CEO에 대한 경계감도 크다. 국내 은행권에서 장수 CEO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정도가 손에 꼽힌다. 둘 모두 CEO로서 사실상 견제받지 않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결과적으론 둘다 명예퇴진과는 거리가 멀었다.

라 전 회장은 4연임을 앞두고 차기로 유력했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한 신한사태로 결국 물러나야 했다. MB정권 당시 금융권 4대천황으로 불렸던 김승유 전 회장은 옛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특혜의혹이 불거지면서 정권교체를 1년 앞두고 스스로 연임을 포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장기 재임이 우리 금융환경에 맞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이사회가 CEO 견제보단 오히려 CEO를 위한 이사회, 참호구축 등의 부작용이 컸던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신한금융 이사회가 신한사태 직후 회장의 연령을 만 70세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 역시 이와같은 장기집권의 폐해를 막기 위한 취지다.

반대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CEO들이 오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CEO가 경영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정부는 물론이고 노조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외압에 너무 취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작년말 14명 차기 회장 후보군 확정

 

▲ 하나금융 2016년 지배구조연차보고서 중에서


 

하나금융 역시 앞서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KB금융과 마찬가지로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차기승계규정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차기 후보군을 관리하도록 돼 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내부 8명, 외부 6명 등 14명의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사실상의 차기 회장 롱리스트인 셈이다.

지난 9월 공시한 하나금융 지배구조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후보군은 지난해 10월21일 회추위에서 승인한 후, 같은해 12월1일 이사회에 보고됐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윤종남 회추위원장을 포함해 송기진 김인배 홍은주 양원근 박원구 등 6명의 사외이사와 김정태 회장으로 구성됐다. 하나금융 회추위엔 김정태 회장도 위원으로 포함돼 있는 데다 회장 후보군을 결의하는 안건에 대해 의결권(찬성)을 행사한 것으로 나와 이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연임 과정에서 회추위와 같은 역할을 하는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으로 포함된 것 만으로도 '셀프 연임' 논란을 빚었다. 윤 회장의 경우는 '롱리스트 선정 절차' 안건에 대해선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회장 후보자군을 결의하는 안건엔 이해당사자란 점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노조에 공정성 논란과 셀프연임이란 빌미를 줬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2016년말 당시의 차기 후보군 관리는 회장 유고시 승계 일환으로 본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회장 선출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물론 다르게 볼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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