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무주공산' 가상화폐 시장…갈수록 혼탁

  • 2017.11.23(목) 17:06

업계 "건전한 생태계 조성" vs 당국 "투기 규제"
국내 '규제 지연' 틈타 해외업체 속속 진출 "우려"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데 제도 정비나 투자자 보호 등의 조치는 지지부진하다. 

아직 논의만 무성한데 가상화폐를 새로운 화폐나 투자상품으로 인정하고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업계의 의견과 투기 대상에 불과하다는 당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장에서는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는 사태가 나타나고 해외 업체가 무분별하게 진입하는 등 갈수록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 당국 "가상통화는 투기" 입장 재확인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도 신설 등 관련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속도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를 요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에 조심스러운 입장인 탓이다.

이는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가상화폐와 정책과제 국회 토론회'에서 주홍민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은 가상화폐를 부작용이 우려되는 투기 대상이라는 기존 금융당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주 과장은 "해외 투자은행과 주요 인사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사기나 투기로 언급하고 있다"며 "과도한 투기 방지에 중점을 두고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금융업으로 포섭할 경우 이용자에게 가상통화를 승인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견해도 이와 비슷하다. 이병목 한국은행 전자금융조사팀장은 "가상통화의 성격과 기능 등을 볼 때 지급을 위한 매개체보다는 투자 내지 투기 대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 업계 "새로운 금융질서…선제 대응해야"

반면 업계와 일부 학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산업이 팽창하는 분야인 만큼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당국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련 기사 ☞ 가상화폐 '쇄국' vs '개방'…누가 웃을까

▲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이사장 김형주)는 지난달 23일 정부의 가상화폐 ICO 금지조치에 대한 업계 입장을 전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박창기 블록체인OS 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상품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본격적으로 밝혔다"며 "2017년 블록체인 시대가 열린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극복하고 선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중 고려대 교수 역시 "가상화폐는 새로운 금융 질서를 가져올 것"이라며 "건설적인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빗썸이나 코빗, 코인원 등 가상통화 업체들을 유사수신 행위로 보는 '유사수신행위 등 규제법'을 의원입법 형태로 준비하는 방안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한 업체의 반발이 심해 이를 받아주는 의원실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가상화폐 거래소를 인가하는 방식으로 제도권에 끌어들일 수 있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추가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 빗썸 집단소송 사태…외국 업체 속속 진출

정부와 정치권의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시장은 급팽창하는 동시에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대한 집단소송 사태다. 지난 12일 빗썸에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장애가 발생해 일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서버 복구가 복구되기까지 비트코인 캐시의 거래가가 급락하면서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소송인단을 모집하며 집단 소송에 나섰다.

▲ 국내 핀테크 업체 두나무와 미국 비트렉스가 만든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사진=두나무)

일부 해외 업체들은 우리나라에 관련 규제가 없고 투자 열기는 뜨거운 점을 노리고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일본의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포인트'는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오는 29일 영업에 돌입하고, 중국의 '오케이코인' 역시 연말을 목표로 국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의 경우 국내 업체 두나무와 함께 업비트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