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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동강' 난 우리은행, 손태승에 달렸다

  • 2017.11.30(목) 18:16

'켜켜이 쌓인 숙제들' 조직안정·신뢰회복 시급
안정적 후계승계 프로그램 및 지배구조 안착도

손태승 글로벌부문장의 우리은행장 내정은 외풍 혹은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고 경영연속성을 잇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하지만 손 내정자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갑작스런 행장의 유고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고, 상업·한일은행 출신간 계파갈등이 고조되면서 사실상 은행은 두 동강 나다시피 했다. '채용비리'로 낙인찍히면서 은행의 이미지와 공신력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내년이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 탄생)한지 20년이 된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고질적인 계파갈등을 해소하고 채용비리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지주회사 전환과 정부 잔여지분 매각을 위해 정부, 과점주주와 머리를 맞대고 '액션플랜'도 마련해야 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 내년이면 합병한지 20년‥계파갈등 해소 급선무

손 내정자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두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의 행장을 배출하면서 계파 갈등이 고조됐다. 결국 이번 행장은 한일 출신의 몫이 됐다. 손 내정자는 비교적 계파에서 자유롭고 출신보다는 실력과 업무능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드러난다. 그와 5년을 함께 했던 상업은행 출신 한 직원도 "같이 일하는 직원에 대해서 능력만으로 판단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광구 행장은 올해초 연임하면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를 언급했다. 결과적으론 실패했다. 그런 면에서 손 내정자의 흑묘백묘 론에 다시한번 관심이 쏠린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임원을 출신은행별로 동수로 운영했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 사이에선 "이것부터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신은행에 관계없이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일 잘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채용비리 낙인 털고, 대내외 신뢰 회복해야

 

우리은행은 채용비리를 계기로 조직 전반의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채용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외압이나 청탁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손 부문장은 은행장 직무대행을 하면서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영업점 전직급 직원 100명이 참여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끝장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원스트라이크아웃(무관용 징계원칙)을 도입하는 등으로 조직 쇄신과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현직에 있는 손 부문장이 내정되면서 조직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광구 행장과는 지난 3년 가까이 경영진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 손 부문장은 올해 이 행장의 연임 과정에서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이 행장을 지지하면서 후보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은행의 방향성이나 전략 면에서 큰 변화를 주기보다 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연속성을 이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과정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도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 지주사 전환, 후계승계 등 지배구조 구축 과제

대내외 신뢰 회복 이후에야 우리은행의 염원인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18.52%) 매각과 지주사 전환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과점주주 등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험난한 과정도 예상된다. 의견을 조율하고 '액션플랜'을 마련하는 것 역시 손 내정자의 몫이다. 오랜 글로벌 경험과 전략통인 그의 장기가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불안정한 지배구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과점주주 체제라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정부의 주주권 행사와 맞물리며 외풍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올해 초 과점주주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후계승계에 대한 프로그램 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혼란을 더욱 키웠다.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 예상하지 않은 인물이 거론되는 등 불확실성도 확대했다. 앞으로 지주사 전환 등의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다시한번 흔들릴 수도 있다.

우리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예측 가능한 후계승계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칫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또 다시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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