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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아버지'…은행 채용비리 백태

  • 2018.01.26(금) 17:52

금감원, 은행 채용비리 22건 적발
서류 813등 금수저가 최종 4등 입사
인성점수 미달 임직원 자녀도 합격

[사진 = 이명근 기자 qwe123@]

 

#취업준비생 A씨는 한 은행 입사전형에서 서류 840명중 813등으로 꼴찌에 가까웠다. 실무면접 점수도 300명중 273등으로 최하위권이었다. 하지만 그는 임직원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최종 합격자 120명중 4등으로 입사했다. 꼴찌에서 일등급이 된 A씨는 이 은행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이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B씨는 임원 면접장이 다른 지원자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면접관중 한 자리에 B씨의 아버지(인사담당 임원)가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아버지가 참여한 면접에서 고득점을 받고 최종합격했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국민은행 등 11개 시중은행 대상으로 진행한 채용비리 검사 결과, 22건의 비리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22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채용절차 운영이 미흡한 은행에 대해선 경영유의 또는 개선조치 통보키로 했다.

우선 지원자 중 사외이사와 임직원, 거래처의 자녀와 지인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는 특혜채용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 은행은 840명을 뽑는 서류전형에서 840등 공동 꼴찌였던 사외이사 자녀를 위해 서류전형 합격자수를 늘렸다. 사외이사 자녀는 최종 합격했다.

특별 명단이 없더라도 '빽'은 통했다. 또 다른 은행 사외이사 지인은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점을 받고도 공고에도 없던 ‘글로벌 우대’라는 뒷문을 통해 통과했다. 이 사외이사 지인은 임원면접 점수도 임의 조정해 최종 합격했다.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도 7건이나 됐다. 사외이사 지인에게 글로벌 우대 뒷문을 만들어준 은행은 불합격 대상이었던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을 임원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 처리했다. 합격 대상이었던 수도권 등 대학생 7명은 불합격됐다.

채용 전형이 불공정하게 운영된 사례는 6건이었다. 비공식적 사전 면담을 통해 입수한 가족관계 정보를 면접위원에 전달한 뒤 채용인원을 늘린 은행도 있었다. 면담을 받은 지원자는 정치인 자녀로, 최하위로 최종합격했다. 인성점수가 미달이었던 계열사 사장과 지점장 자녀는 간이 면접을 통해 정성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합격했다.


채용절차 자체를 허술하게 운영하는 은행도 이번 검사에서 적발됐다. 우선 블라인드 채용 자체가 유명무실했다. 한 은행은 실무자 면접 전에 개별 면담을 진행해 개인신상 정보를 파악해 최종 면접관과 은행장에게 보고했다. 자기소개서에 개인신상 정보를 허용하는 은행도 있었다.

임직원 자녀에 채용혜택을 준 은행도 2곳이었다. 한 은행은 필기시험에서 임직원 자녀에게 가산점 15%를 줬고, 또 다른 은행은 임직원 자녀에게 서류 통과 혜택을 부여했다.

채용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은행도 4곳이나 됐다. 한 은행은 전형 공고에 없던 지역거점대학, 글로벌 우대 등을 급조해 일부 수험생을 합격 처리했다. 인적성 전형 탈락자를 임의로 구제한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국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채용절차 관련 모범경영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후 발표될 정부 개선방안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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