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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생사 키워드]"혁명 멈출 수 없다면 쫓아가야"

  • 2018.01.31(수) 18:21

③-1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겸 서강대 교수 인터뷰
"4차산업혁명은 유통혁명…금융 더 민첩해야"
"정치권·당국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카드 업계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내수 시장이 차고 넘쳐 마케팅 비용 지출로 인한 제살 깎아먹기 전쟁이 한창이다. 정부는 카드사의 주 수입원인 수수료 체계를 손보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조달금리도 올랐다. 법정최고금리도 27.9%에서 24%로 낮아졌다. 비싸게 돈을 빌려와 싸게 돈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디지털과 해외시장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중이다. 카드사들의 디지털화와 관련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겸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

▲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겸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혁명의 시대에 비혁명적 방법을 갖고 대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혁명을 멈출 수 없다면 빨리 쫓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혁명'을 강조했다. 여기서 혁명은 4차산업혁명을 뜻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SC제일은행 부행장과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를 거쳐 서강대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는 정 센터장은 "4차산업혁명의 본질은 유통혁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유통혁명이 진행되면서 카드사들의 역할도 종전과는 상당 부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유통혁명이란 소비자와 생산자간 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말한다. 모바일 디바이스와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실시간으로 반응을 주고받으며 마치 P2P(개인 간 거래)와 같은 모양새를 갖춘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개인들이 접할 수 있는 시장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됐다"며 "실시간으로 클라우드나 서버로 모인 소비자들의 반응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개선된 상품을 내놓는 것이 비즈니스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결제상품(결제서비스)로 거래중개 역할을 담당하는 카드사는 더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모바일상에서는 상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과정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체가 없어 재화를 주고받는 기존 거래와 성격이 다르고 상품거래 중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을 주시하면서 결제상품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 모든 카드사가 이와 같은 디지털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KB국민‧현대카드 등 주요 8개 카드업체들은 4~5년전부터 '디지털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국내시장이 포화돼 경쟁이 치열한데다 올해는 회사채금리 상승과 최고금리 인하조치 등 외부 악재까지 겹쳤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와도 경쟁을 해야 한다. '디지털화'를 통한 체질 개선은 생사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디지털화에 대해 카드사마다 방점을 찍는 곳이 다르지만 정 센터장은 'ABCD'로 요약한다. ABCD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의 앞글자를 딴 조어(造語)다. 정 센터장은 "국가와 산업, 기업 등 흥망성쇠의 가장 하부구조 밑단에는 기술이 있었다"며 "기술 발전은 한순간 폭발적으로 일어나는데 기술 발전과 함께 4차산업혁명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위어바오가 대표적인 예다. 위어바오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머니마켓펀드(MMF)로, 중국 전역에서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중국인들이 알리페이 계정의 여유자금을 펀드로 넣도록 유인해 8개월만에 약 1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

정 센터장은 "이러한 실적은 전무후무하다"며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금융 거래 중개업체의 네트워크 파급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네트워크에 기반한 디지털화가 진행된다면 카드사의 해외진출은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가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디지털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라든지 핀테크지원법 등을 두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데 이러는 사이 중국 핀테크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서비스를 내놓으면 국내 카드사 뿐만 아니라 나라가 곤란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정부가 새로운 산업을 장려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파급효과에 대해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정 센터장은 "4차산업혁명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면 020(온라인-오프라인 거래)서비스같이 비즈니스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확장하게 된다"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전향적으로 솔루션(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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