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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리그테이블]'2.6조 쏟은' KB, 판 바꿨다

  • 2018.02.09(금) 11:11

KB, 9년만 1위 탈환…'공격적 M&A로 순익 증대'
신한, 4년째 순익 증가 불구 2위로 밀려…'해외 집중'

KB금융그룹(이하 KB금융)이 9년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작년 KB금융은 지주사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3조원을 돌파하며,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을 제쳤다. KB금융은 시가총액과 주가에 이어 순이익에서도 신한금융을 따라잡으며 향후 신한과 치열한 '리딩뱅크' 자리다툼을 예고했다.

원동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다. 총 2조671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회사들이 3조원 돌파의 밑거름이 됐다. "무차별한 M&A"를 지시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4년여 전의 "1등 금융그룹 회복"이라는 취임약속을 지켰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취임 첫해에 4년째 순이익을 늘렸고 해외 중심의 투자가 결실을 맺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줬지만 '무차별한 M&A'에 밀린 모양새가 됐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 '맏형' 은행의 엇갈린 실적

KB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3119억원으로 2016년보다 54.5% 증가했다. '맏형' 격인 은행이 성장세를 이끌었고, '동생' 격인 증권·보험 등 계열사가 힘을 보탰다. 
 
KB국민은행은 작년 순이익이 2조1750억원으로 2016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여신이 늘고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이 개선된 덕이다. 초과이익분배금(PS) 1900억원, 희망퇴직비용 1550억원 등으로 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보다 38.3% 감소했지만, 감내할 만한 수준이었다.

여기에 KB증권 등 자회사가 힘을 보탰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KB손해보험 3303억원, KB국민카드 2968억원, KB증권 2717억원, KB캐피탈 1208억원 등이다.

작년 KB금융의 회계장부를 보면 기타영업손익 증가가 가장 눈에 띈다. 기타영업손익은 2016년 '-5425억원'에서 작년 4321억원으로 1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 지분을 39.81%에서 100%로 늘리면서, 지분법으로 일부 인식되던 KB손해보험 실적이 모두 반영된 결과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선방했다. 신한금융 작년 순이익은 2조9179억원으로 2016년보다 5.2% 늘었다. 그룹 순이익은 2013년 1조8986억원에 불과했지만 4년 연속 성장하며 작년 3조원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실적이 아쉬웠다. 신한금융 작년 4분기 순이익은 2115억원으로 전분기대비 74.1% 감소했다. 명예퇴직급여 2831억원 등이 반영되면서다.

KB금융과 달리 신한금융은 '맏형'의 뒷심이 부족했다. 작년 신한은행 순이익은 1조7110억원으로 2016년보다 11.8% 감소했다. 반면 작년 신한카드 순이익은 9138억원으로 27.6%, 신한금융투자는 2119억원으로 83.6% 각각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고전한 배경엔 '비이자부문'이 있다. 작년 비이자부문 이익은 7907억원으로 2016년보다 23.5% 감소했다.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2016년 4114억원에서 작년 1958억원으로 줄고,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은 2016 '–821억원'에서 작년 '–1782억원'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작년 법인세는 4465억원으로 2016년보다 4배 이상 늘며 손익이 나빠졌다. 법인세를 환급받았던 2016년 기저효과 탓이다.

 

▲ 작년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과 작년 취임한 조용병 신한금융회장.


◇ M&A 전략, KB 무차별-신한 보수적

KB금융이 9년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배경엔 M&A가 있다. KB금융은 2013년 KB저축은행(옛 예한솔저축은행), 2014년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과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2016년 KB증권(옛 현대증권)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M&A 투자금은 2조6710억원으로 추산된다. KB손해보험은 최초 인수대금 6450억원에 자사주 취득 2309억원, 유상증자 1706억원 등으로 총 1조465억원이 투입됐다. KB증권은 인수대금 1조2375억원에 자사주 취득 1071억원이 추가됐다. 여기에 작년 완전자회사가 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KB금융은 자사주 444만주 가량을 사용했다. 

M&A는 윤종규 회장이 주도했다. 그는 2014년 11월 "1등 금융그룹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취임했다. 작년말 연임에 성공한 윤 회장은 "M&A는 글로벌이든 국내든 무차별하게 보고 있다"며 "좋은 물건, 좋은 가격, 우리의 전략 등에 부합하면 열어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작년초 주가로, 작년 중순 시가총액으로, 올해초 순이익으로 모든 면에서 신한을 앞지르게 됐다"며 "리딩뱅크 탈환전략에 따라 추진된 M&A로 12개 계열사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완성됐고, 고객은 KB금융에 오면 백화점처럼 살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M&A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2006년 LG카드 인수 이후 국내 M&A는 전무한 상황이다. M&A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성장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보장되는 '물건'이 있다면 언제든지 투자할 준비는 돼 있다.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장동기 신한금융 부사장은 "신한이 과거 큰 M&A에 성공하다보니 타율이 높다고 평가받는다"며 "하지만 M&A에 충분한 탐색을 거치지 않으면 시장에 쫓겨서 오버페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중하게 움직이겠다는 의미다. 그는 "기존 채널과 시너지가 나고 ROE가 20% 넘는 회사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잣대에 맞는 기업을 찾기 위해 신한금융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ANZ뱅크의 리테일 부문을 인수했고, 올해 초 신한카드는 베트남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를 1614억원에 사들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도 보고 있지만 우리 ROE 기준에 맞는 M&A 물건이 없었다"며 "해외를 통해 M&A를 추진하고 있고, 해외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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