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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금융 인사]④태풍 한가운데 선 보험CEO

  • 2018.02.14(수) 09:24

작년말부터 인사태풍
실적에 희비..손보사 연임 대세-생보사 불안
교수·은행 출신 등 깜짝인사도

3월 정기주총 시즌이 다가오면서 금융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 모두 예민해진 모습이다. 긴장도를 끌어올린 화두는 '금융 지배구조 개선'. 같은 이슈를 놓고 당국과 금융업계가 다른 해석을 하며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당국은 '금융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으로 쓰고, 금융지주사들은 '제도개선을 앞세운 최고경영진 물갈이'라고 읽는다. 주주총회 결과는 어떨까?


특히 올해 금융권 주총은 고위경영층(CEO, 사외이사) 임기가 대거 만료되면서 교체 폭이 큰 관심이다. 이 상황에서 당국-금융업계 갈등구도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은 '시계제로'다. 주총을 앞두고 금융지주와 은행, 보험, 저축은행, 여신금융 등 금융사들의 지배구조 현황, 최고경영진 인사를 좌우할 핵심 이슈를 정리한다. [편집자]


 


보험업계는 이미 지난해말부터 최고경영자(CEO) 인사태풍이 불고 있다. 

CEO 연임이냐 교체냐를 결정하는 핵심변수가 '실적'인만큼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긍정적인 실적을 낸 손해보험사 CEO가 연임에 무게가 실린 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생명보험사는 교체 분위기가 뚜렷하다. 성적이 좋아도 회사 현안으로 CEO가 교체되는 깜짝 인사도 있었다.
 
최근 인사를 진행한 삼성그룹 계열 보험사는 삼성화재 임원들이 발탁됐다. 

◇ 성적표에 울고 웃고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된 손보사들은 조기에 연임을 확정짓거나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다.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 1년이 확정됐다. K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익 4302억원(연결기준)으로 전년 3012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KB금융 완전자회사로 흡수돼 국민은행에 이어 KB금융지주 수익성 개선의 큰 축을 담당했다.

3월 임기만료를 앞둔 대부분 손보사 CEO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정남 DB손보 사장이 대표적이다. D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늘었다. 손해율 하락으로 보험영업이익이 좋아져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3연임을 앞두고 있고, 확정될 경우 보험업계 최장수 CEO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도 3연임이 유력하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익 1437억원으로 전년대비 30% 가까이 증가했다. 박 사장은 2013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연임했다. 지난해에는 긍정적인 경영성적과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사시켜 사장으로 승진해 올해 3월 주총에서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한차례 연임한 김 사장은 지난 1월 롯데 금융계열사 대표이사중 드물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당기순익도 전년대비 1.5배인 719억원을 달성해 3월 연임 가능성이 높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메리츠화재는 원수보험료 증가 등으로 보험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62.1% 늘어난 3846억원을 기록했다. 

생명보험사들은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임기만료된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영업체질을 개선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서 사장은 온라인보험에 진출해 80% 이상을 차지했던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여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을 5대 5 수준으로 맞췄다. 이에 따라 핀테크사업 전문가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도 지난해말 일찌감치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 2010년 사장 취임당시 보장받았던 임기 7년에 이어 지난해 11월에 추가로 1년 연임을 확정지은 것. 7년간 라이나생명을 TM(텔레마케팅) 중심의 알짜배기 회사로 성장시켰고 출범 3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전년 대비 27.9% 증가한 225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사상최대가 예상되는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 역시 연임이 유력시 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9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3% 감소한 수치지만 한화손보 지분을 싸게 매입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4088억원)을 제외할 경우 오히려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순익이 늘었다. 한화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중 재임기간이 가장 길지만 지난해 11월 부회장 승진으로 재신임을 받은 만큼 계속해서 장수 CEO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DGB생명은 지난달 김경환 전 대구은행 부행장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보험업 경력이 없고 임기가 1년으로 제한돼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DGB생명이 방카슈랑스, TM(텔레마케팅)등의 역량이 높았던 만큼 은행권 출신 베테랑이 경쟁력 강화에 적임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향후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저축성보험을 비롯한 방카슈랑스 비중이 축소되는 점이 불리한 요인이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하며 19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연임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지난해 9월 뤄젠룽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 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될 경우 안방보험 출신 중국인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역시 실적부진으로 연임이 불확실하다.
 
◇ 교수 CEO..'눈길 끈 인사'

관심을 끌었던 삼성그룹 보험계열사 인사는 삼성화재 임원들이 약진했다.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과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삼성화재 출신 현성철 부사장이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최영무 부사장이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각각 내정됐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전반에 적용된 50대 대표이사, 내부승진 기조가 그대로 반영돼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두 내정자 모두 전임 사장과 달리 판매채널 영업을 담당한 전략영업본부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영업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계열사 CEO는 경영성적과 별개로 향후 금산법 규제 강화, 계열사 주식보유 산정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기준으로 변경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이슈 등 챙겨야 할 현안이 많다.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윤배 NH농협손보 사장은 지난해 12월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오 사장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었던 만큼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동안 금융지주 내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농협손보에 거물급 인사가 선임되면서 차후 농협손보가 입지강화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KDB생명은 자본적정성 악화와 적자 지속, 매각이슈가 겹친 상태에서 보험경영 경험이 없는 학자출신 CEO를 내정해 주목받았다. 정재욱 내정자는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내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 내정자에 대해서는 보험경영 경험이 없는 학자라 불리하다는 평가와 KDB생명이 일부 영업개선으로 위기를 넘길 상태가 아니어서 회사 밑그림을 다시 그릴 적임자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KDB생명은 2021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기준(K-ICS) 개정으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경영악화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매각절차도 잇따라 불발되고 있다.

KB생명은 지난해 12월 생보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용길 사장을 대신해 허정수 사장을 선택했다. 은행 출신이지만 KB손보(구 LIG손보) 인수 당시 인수작업에 깊이 관여했고 인수 후 경영관리 부사장으로 내부 살림을 책임지면서 보험 경험을 쌓았다. KB금융지주가 종합금융그룹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생명보험사를 키워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허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 사장은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고 한동안 외부출신으로 채워졌던 KB생명 수장이 내부출신으로 바뀐 상태라 기대가 크다. 

다음달 합병법인이 출범하는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대표와 PCA생명 하만덕 부회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하 부회장은 2016년 부회장 승진 이후 지난해 미래에셋생명 연임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6월 두 회사의 통합을 위해 PCA생명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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