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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험사 골칫거리 '자본확충 부담' 낮춰준다

  • 2018.03.09(금) 17:31

금감원, K-ICS 도입 따른 부담 줄여주기로
'공동재보험 활용 요구자본 줄이기' 허용
고금리상품 판매 많은 한화·ABL생명 등 수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질 전망인 가운데,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

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신지급여력제도(이하 K-ICS)를 도입할때 보험사들이 금리위험(저축보험료)을 이전하는 '공동재보험'을 활용해 자본확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보험사들은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이하 IFRS17)과 K-ICS 도입으로 보험부채 평가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면서 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 자본확충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나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해야하는데 제약이 많아 걱정이 컸던만큼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금감원은 '공동재보험'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K-ICS 초안을 다음달 5일 발표한다. 

금감원 박종수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새로 도입할 신지급여력제도에서 (자본확충 부담을 낮추는 방안으로) 공동재보험 활용을 허용할 것"이라며 "4월중 발표할 K-ICS 초안에도 이같은 내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재보험은 보험사를 위한 보험으로, 보험사가 보험계약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예를 들어 사고가 났을 때 보상액이 큰 항공기보험의 경우 상품을 판매한 보험사가 비행기 추락이나 탑승자가 사망하는 등의 보험위험(위험보험료) 일부를 재보험사에 넘겨 보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현행 지급여력제도(RBC)에서는 재보험을 통해 보험위험을 넘기면 요구자본 산출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보험위험을 제외한 위험전가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급여력제도(RBC)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계산하는데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재보험 등으로 리스크가 줄어드는 만큼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도 줄어들어 RBC비율이 올라가는데, 기존에는 금리리스크는 인정해주지 않았다.  

이와 달리 공동재보험은 보험위험뿐 아니라 보험사가 가진 다양한 리스크를 재보험에 가입해 전가할 수 있다. 특히 보험사들이 과거 고금리 확정형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가장 큰 위험으로 꼽히고 있는 금리리스크가 대표적이다.

박종수 실장은 “과거 일부 보험사들이 실제로 위험이 전가되지도 않는 재보험계약을 통해 RBC를 높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위험보험 전가 이외에는 재보험을 통한 요구자본 혜택을 주지 않도록 했었다”며 “그러나 K-ICS에서는 위험보험료든 저축보험료든 위험을 전가해 리스크를 줄이면 모두 인정할 방침이어서 재보험을 통해 금리리스크를 전가한 경우 요구자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또 “생·손보사 모두 금리위험 전가가 가능하고 특히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해 금리부담이 컸던 생보사들의 경우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과거 7~8% 이상의 확정형 고금리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한화생명, ABL생명(구 알리안츠생명), 동양생명 등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재보험을 통해 금리리스크를 외부로 전가해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확정형 고금리상품중 일부는 금리가 10% 이상인 계약들도 있어 재보험에 가입할때 재보험사에 내야하는 수수료 부담이 클 수 있다. 재보험 계약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는 것. 보험사들은 이를 감수하고 금리위험을 넘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재보험사들이 이같은 계약을 받아줄지 여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금리리스크 부담이  큰 만큼 재보험을 통해 리스크를 외부로 넘길 경우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보험사의 본업이 위험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을 다 넘기게 될 경우 보험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리스크가 워낙 규모와 위험이 큰 만큼 재보험시장에서 이를 다 수용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 재보험사들에게 물건을 넘길 수도 있지만 재보험사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함께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다방면의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동재보험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명문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안에 담긴 내용이 확정될 경우 (재보험을 통한) 금리리스크를 전가를 인정해 요구자본을 낮출 수 있어 자본확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사실상 공동재보험을 인정하게 되며, 추가적으로 재보험과 관련한 규제가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용어풀이]

* IFRS17 : IFRS(국제회계기준)는 국제 회계재정기구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만드는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회계기준이다. IFRS17은 40여개의 IFRS 기준 중 하나로 보험 관련 회계처리 기준을 규정한 것이다.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으로 오는 2021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일부를 적립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판매한 시점이 아닌 현 시점의 위험률, 금리 등을 적용해 계산해야 한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했거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보험사의 부채규모가 크게 늘어나 더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할 수 있다.

* K-ICS(신 지급여력제도) : K-ICS는 현행 보험사 건전성 기준인 RBC(지급여력)제도를 대체하는 새로운 보험 건전성 규제로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가 준비하고 있는 보험자본기준(ICS)에서 이름을 따왔다. 향후 국제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IAIS에서 준비 중인 ICS를 벤치마크했기 때문인데,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할 방침이다. ICS는 2020년 시행하며 5년간의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 2025년 국제보험그룹(IAIG)에 일괄 적용하는 등 국제적 보험자본규제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K-ICS는 IFRS17 시행(2021년)에 맞춰 보험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하며, 리스크구분이나 측정방식, 신뢰수준 등이 상향 조정돼 규제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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