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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카드사, '2030 모시기 경쟁' 딜레마

  • 2018.03.16(금) 16:57

포화시장 탈출구 2030세대 잡기 경쟁
'정보통신기술 적용 맞춤형상품' 속속 출시
마케팅비용 증가 딜레마..금융당국도 우려

매월 카드로 120여만원을 쓰는 김미희씨(가명‧28세). 김 씨가 쓰는 신용카드는 모두 4장인데요.

교통비와 통신비를 쓰는 카드, 쇼핑용 카드 등으로 용도를 나눴습니다.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조건으로 한 카드만 골라 카드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할인혜택을 꼼꼼히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해서 김 씨가 절약한 돈은 월 6만원 가량입니다. 김 씨는 "금융상품 정보들을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자기 소비패턴을 알고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도 능력"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김 씨처럼 꼼꼼한 카드 이용법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주목할만한 건 20~30대층에서 김 씨와 같은 금융상품 소비패턴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삼정KPMG 경제연구소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모든 플랫폼을 동원해 정보를 수집한 뒤에 금융상품 선택이나 제품구매에 나서는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카드업계는 이런 2030세대의 소비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신규고객 확보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이들 젊은 층이 40~50대 중장년층과 함께 핵심 소비계층으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카드상품 트렌드가 개인‧맞춤화로 흘러가고 있다"며 "각자가 갖고 있는 소비패턴에 맞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카드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카드사들이 내놓는 상품들은 개인맞춤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카드 이용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한 가맹점을 찾아 추가 적립혜택을 주는 '딥드림'이라는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삼성카드는 이용자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맹점을 고를 수 있도록 한 '탭탭오' 카드를 내놨습니다. 신한·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주요 7개 카드사들은 모두 자사 웹사이트에 ’맞춤카드 찾아주기’서비스를 구축했습니다.

4~5년전부터 카드사들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화(化) 움직임도 이 트렌드와 맞닿아있습니다.

디지털화의 목적은 카드사가 개인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꼭 맞는 카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마케팅 수고를 줄일 수 있고 절약한 재원으로 고객에게 더 많은 할인과 적립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챗봇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디지털화가 차별화와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8월말 국내 카드발급 수는 모두 9560만개, 1인당 보유카드는 3.6개로 사실상 포화상태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포화된 시장에서 타사와 구별을 시도하는 '마케팅 측면'의 성격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맞춤형 카드가 확산되면서 마케팅 대행업체나 카드상품 분석에 주력하는 스타트업들이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 2조3800억원 규모였던 주요 7개 카드사의 판매관리비는 2016년 2조8800억원으로 20.8%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집계된 판관비가 2조1000억원 수준이니 지난해 카드업계가 지출한 판관비는 2016년과 엇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것이란 분석입니다.

올해는 수수료와 최고금리 인하 등 경영여건이 나빠지고 있어 부담이 더 크다는게 업계 의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우려입니다.

금융당국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윤창의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 13일 신용카드 영업관리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카드사들이)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을 자제하도록 상황을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나친 마케팅비용 지출은 카드사들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업계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한 시도는 '가야할 길'이라는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맞춤화라는 게 어려운 과제지만 최근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해서 카드업계의 체질을 바꾸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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