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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금융당국-저축은행, 포용적금융 시각차

  • 2018.03.21(수) 18:04

금융당국 "예대금리차 너무 크다" 시각
업계 "은행과 여건 달라 단순비교 안돼"

 

"저축은행 업계가 예대금리차를 조정하겠다고 하지만 아직 저희가 생각하는 기준에는 못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축은행 예대금리차는 다른 비은행금융기관의 평균치에 비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일반대출)는 평균 10.5%이고 예금금리(정기예금·1년)는 2.5%를 기록했습니다. 예대금리차는 8%포인트입니다.

지난해 10월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 8.67%포인트로 2개월만에 0.67%포인트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 등 다른 비은행금융기관 평균 예대금리차 2.17%포인트와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데요.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높은 예대금리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낸 당기순이익은 총 1조674억원, 전년대비 24% 증가했습니다. 79개 저축은행들이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거둔 최대 기록입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이 취약 차주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늘려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포용적금융'을 내걸고 있는 금융당국은 껄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포용적금융은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내건 금융정책의 핵심가치로 서민의 금융부담 완화와 취약채무자 보호 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의 '높은 예대금리차와 역대급 실적'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4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이 과도한 예대금리차로 많은 당기순이익을 냈다"며 "산정방식이 투명하고 객관적,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사들은 이 발언이 은행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에서는 저축은행 예대금리차 8%포인트에 손을 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금융당국이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4월 금감원은 14개 저축은행과 금리산정 합리화 양해각서(MOU)를 맺었습니다. 저축은행의 금리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에서였죠. 7월에는 저축은행중앙회에 2014년 마련한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의 개선안과 금리 산정 관련 세부기준을 꾸릴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처럼 금리 산정 합리화 양해각서도 맺고 세부기준도 마련했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마련한 기준안들을 개별 저축은행들에 일괄 적용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각 세부사항을 저축은행에 강요하는 건 저축은행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담합을 형성할 여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앙회의 기준은 그야말로 '가이드라인'일 뿐입니다. 

이들 세부기준이 적정한가에 대해서도 금융당국과 업계 간 시각차가 있습니다. 업계는 저축은행의 원가구조를 반영한 적정치라고 보는 반면 금융당국은 개선할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과 저축은행을 단순비교하는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좋은 차주가 담보를 갖고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한다고 했을 때 건당 여신금액(대출액)이 평균 500만원 정도인 저축은행이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40명의 차주를 모아야 한다"며 "은행과 원가구조가 달라 금리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원가구조는 은행과 다소 다릅니다. 저축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내고 있는 예금보험료는 0.4%로 은행 0.08%에 비해 5배 가량이 높습니다. 유동성 비율 산정시 적용되는 유동성 자산과 부채 산정 기준은 3개월로 은행 1개월보다 깁니다. 돈을 더 많이 비축해 놓아야 합니다.

여기에 지난해 초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하면서 경영 부담도 커졌다는 게 업계 주장입니다. 대출금리가 20% 이상인 고금리대출을 고위험대출로 분류해 기존 대손충당금의 50% 금액을 추가로 설정하도록 한 겁니다. 업계는 예대금리차를 축소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저축은행들이 대출 승인 조건을 높여 결과적으로 차주들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반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원가구조가 시중은행과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예대금리차는 과도하다는 시각입니다. 다만 대출금리 자체에 개입할 수는 없어 조심스럽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일 뿐 당국 입장에서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은 없다"면서 "각 회사들이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취약차주를 보호하는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것이 당국의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80여개에 달하는 저축은행을 일괄적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산규모와 연체율 등을 따져 다양한 규제안을 마련해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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