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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치아보험 ②'듣보잡' 냉대 뚫고 2008년 첫 출시

  • 2018.03.21(수) 16:46

라이나생명, "리스크 크다" 우려속 3년만에 결실
손해율 안정되자 중소형사 가세..대형사 합류 '본게임' 시작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최근 폭발적으로 시장이 증가하고 있는 '치아보험'입니다. 중소형보험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니치마켓(틈새시장)에서 메이저마켓(주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치아보험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국내 치아보험의 시작과 현재 치아보험 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편집자]

 

 

치과 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보험상품으로 최근 치아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과거 중소형 보험사들이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상품이 어느덧 주력상품으로까지 자리 잡았는데요. 그렇다면 치아보험은 언제 국내시장에 등장한 것일까요?

지금은 27개에 달하는 보험사와 공제(우체국, 신협, 수협 등)가 치아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초기 시장에는 단 두곳에서만 치아보험을 판매했습니다. 또한 각각 보장 범위도 달랐는데요. 치아보험의 탄생과 이후 다수의 보험사가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과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라이나생명, 3년의 우여곡절 끝에 국내 첫 출시

치아보험을 국내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라이나생명입니다. 라이나생명은 2008년 9월 치료비 부담이 큰 임플란트와 브릿지, 틀니 등 보철치료를 보장하는 치아보험을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당시 치아관련 질환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임플란트의 경우 전액 비급여로 처리됐기 때문에 고액의 치료비가 요구됐습니다. 그럼에도 건강보험을 비롯해 일반 보험시장에서도 치과치료비를 보장해 주는 상품은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임플란트 치료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보험상품 니즈(요구)는 충분히 있었지만 역선택(위험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보험에 가입하려는 성향)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진출을 꺼렸기 때문입니다.

라이나생명에서도 상품이 나오기까지 고비가 많았습니다. 라이나생명은 2006년부터 모회사인 시그나그룹 독일과 영국의 치아보험 상품을 연구하고 시장조사에 나섰습니다. 역선택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았지만 임플란트 치료가 확대되는 시기여서 고객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라이나라는 회사 브랜드를 국내에 알려야 했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개발이 필요했던 시기였습니다.

상품개발을 결정했지만 국내에 치과치료에 대한 표준수가가 없고 통계가 부족해 보험상품을 만들기 위한 위험률산정이 어렵다는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시장이니만큼 위험률 통계가 없어 새롭게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라이나생명에 따르면 당시 국내 도서관의 각종 자료와 해외 논문까지 샅샅이 살폈지만 위험률 산정을 위한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라이나생명은 치아보험 출시를 위해 서울대 치의학과와 공동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공동연구를 시작한지 1년 반이 지나서야 연구논문을 마쳤고 연구논문의 통계를 바탕으로 상품설계가 이뤄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상품개발에 성공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상품인 만큼 보험개발원에서 상품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부적합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치과치료에 대한 기본설명부터 역선택 방지를 위한 장치까지 모두 설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시 구강건강조사를 기반으로 한 기본위험률 통계에 보험가입자의 역선택 비율을 추가 적용한 위험률 통계를 제시하며 6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적정판정을 받아냈습니다.

당시 보험업계 내에서 치아보험에 대한 우려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보험업계 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라이나생명이 치아보험 개발과정에서 여러 치의학 교수들과 접촉했지만 치아보험의 등장이 치과 치료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이유로 만나려고 조차 하지 않는 교수들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개발에서 인가까지 3년이나 걸렸던 상품은 아마 최초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비가 많았다"며 "다만 회사에서 오랜기간을 들여 상품개발에 투자한 것은 라이나생명이 시장에서 차별화되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이나생명은 치아보험 개발을 통해 보험상품의 특허권에 해당하는 3개월 동안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습니다. 3개월간은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 손해율 안정 확인되자 중소형사 잇따라 가세

라이나생명의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끝나자 그해 12월 에이스손보에서 치아보험을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에이스손보는 보철치료를 보장하는 것에 대한 역선택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충치로 인한 아말감, 레진, 크라운 등의 보존치료를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이후 2010년까지 3년간 두 회사만이 치아보험을 판매했습니다. 치아보험의 손해율이 높을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시장을 개척한 라이나생명은 이후 보장내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보철치료 뿐 아니라 충전, 크라운 등 보존치료도 함께 보장하고 가입나이도 75세까지 확대하는 등 치아보험 시장의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질병뿐 아니라 외상(재해)으로 인한 충전과 보철치료비를 보상하고 스케일링, 치주질환 치료도 보장하는 등 현재의 치아보험 모습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생각보다 손해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2011년에는 AIA생명도 합세하면서 대부분의 외국계 보험사들이 치아보험을 판매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대형사로는 최초로 현대해상도 2011년 치아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형사의 등장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2012년에는 다수의 보험사들이 치아보험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MG손보에 이어 DB손보, 롯데손보, 한화손보, 악사손보, 신한생명, 우체국 등이 치아보험을 판매하거나 상해보험에 치아보험 특약을 넣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KB손보와 흥국화재의 경우 특약 형태로 어린이 치아보장을 위한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당시 주력상품이었던 실손보험 시장이 포화돼 있었기 때문에 특화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니즈가 있었습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신협, 수협 등 공제를 비롯해 더케이손보, 농협생명, KB생명, 동양생명,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생명, 하나생명 등도 잇따라 치아보험을 출시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차아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치아보험은 오랫동안 틈새시장이란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올해초 업계 1, 2위권 대형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 대형사 합류 '본게임이 시작됐다'

리스크가 큰 상품은 잘 판매하지 않던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올해 1월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현대해상, DB손보가 잇따라 치아보험을 새로 내놨습니다. KB손보와 메리츠화재도 2월 새롭게 치아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손보 상위 5개사가 모두 치아보험을 출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생명까지 이달초 치아보험을 처음 출시해 생·손보를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본게임이 시작됐습니다.

기존에 출시했어도 판매를 중단하거나 주력상품으로 팔지 않았던 치아보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게 된 것입니다. 외국계, 중소형보험사 위주로 집중됐던 시장은 대형사 위주로 바뀌는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보험료가 대부분 소액이어서 보험사 입장에서 큰 돈이 되는 상품은 아니지만 회계제도 변경으로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에게 필요한 상품군입니다. 여기에 오는 4월부터 특약형 실손보험의 판매가 중단되며 미끼상품이 줄어들고 있어 치아보험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치과치료의 증가로 시장의 잠재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아보험 시장은 월납(한달에 들어오는 보험료) 35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는데 올해는 그 두배인 월평균 75억원으로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소비자연구원에 따르면 70~80%가 치아보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미국의 경우 치아보험에 대한 니즈가 어떤 보험상품보다 큰 상황이어서 국내에서도 치아보험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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