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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초짜들의 투자체험기②

  • 2018.03.26(월) 11:23

[가상화폐 투자]
4대 거래소서 가상화폐 투자
죄다 손실…대기자 오히려 '승자'

 

한 달 전 비즈니스워치 기자 4명의 투자 체험기를 전해드린 것 기억 하시나요.
'달랑 10만원 가지고 무슨 투자냐'란 쓴소리도 일부 있었지만 이후에도 기자들의 가상화폐 시장 체험은 계속됐습니다.
당시 4명의 기자들은 국내 4대 거래소(코인원·빗썸·코빗·업비트)에 나눠 들어가 대표적인 코인 위주로 거래를 시작했죠.
이더리움과 리플, 비트코인, 잡코인(알트코인)으로 거래를 해보기로 했는데요.
지난달 26일 기준 38%의 수익률을 기록한 사람도 있었지만 손해를 본 경우도 있었죠.
당시 4명의 기자들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떠오른다" "투전판 같다" 등의 소감을 전했는데요.
그로부터 다시 한 달이 지난 지금 투자 성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이들의 소회는 어떤지 한번 들어볼까요?

 

 

◇ 코인원서 분산투자 나선 A "가까스로 손실 줄였다"

 

코인원에서 이더리움에 투자해 지난달 손실(-8.7%)을 낸 A는 이달부터 분산 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특정 코인 시세가 오르길 기다리는 건 감나무 밑에 누워 감 떨어지는 걸 기다리는 것 같아서죠.

문제는 타이밍이었습니다.
이달 초 가상화폐 시장은 '대 하락장'에 접어들었죠.

특히 지난 17일부터는 여러 가상화폐 커뮤니티에 '이번 하락장은 역대급' '떨어지는 기세가 무섭다'는 반응들이 올라왔습니다.

수천만원을 날리고 코인판을 뜨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3월 초 7만원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A의 자산 평가액도 19일 들어 4만9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A는 그나마 절반은 건져야겠다는 생각에 손절매 금액을 5만원대로 잡았습니다.

20일 오전 A의 자산 평가액은 5만2000원에 도달했습니다. 곧바로 이더리움 0.0799개(개당 시가 59만7500원)를 매도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코인을 사들였습니다. 1350원에 아이오타 10개, 700원대인 리플도 31.0013개 매수했습니다.

소형 코인 위주로 짜여진 것 같아 이더리움 0.05개를 새로 샀습니다.

아이오타와 리플을 매수한 것은 다른 코인보다 등락폭이 크게 움직이고 있어 단타로 손해를 만회하기 좋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날 아이오타는 전일 대비 11% 가량 올랐고 이더리움도 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A는 이틀에 걸쳐 여섯 차례 단타 거래 끝에 자산 평가액을 5만6000원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A는 다양한 코인을 갖고 있어 그나마 손실을 줄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빗썸서 리플 산 B "손해 커 '존버'간다"

 

지난달 빗썸에서 리플 투자로 6773원의 차익을 남긴 B는 이달 들어 이른바 '존버 모드'에 진입했습니다.

존버는 오르기를 기다리며 버틴다는 의미의 은어인데요.

B가 버티기에 나선 것은 한달 동안 리플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7일 C는 1300원대에 리플을 매수했습니다.

며칠 뒤 리플 가격은 1100원대로 주저 앉았고 이달 들어서는 1000원선도 깨졌습니다.

답답해 찾은 가상화폐 투자 커뮤니티에선 좀 더 버텨보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B도 이대로 손절매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움직임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시세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지난 19일 리플 가격은 593원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작년 말 200여원에 지나지 않았던 리플 가격은 올 초 4500원까지 치솟았었죠.)

B의 빗썸캐시 잔고도 홀쭉해졌습니다.

한 달 전 11만3800원대를 기록했던 C의 잔고는 5만1100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B는 이 정도 손실이면 털고 나오는 것도 의미가 없다 싶어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가상화폐가 투전판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는 A는 아예 발을 뺄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입니다.

 

 

◇ 코빗서 종목 바꾼 C "투자 열기 한풀 꺾인 듯"

 

C는 지난달 코빗에서 비트코인, 리플 거래를 통해 단기간에 38%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었죠.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주 종목을 비트코인에서 리플로 바꾼 C는 리플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1000만원에 달하는 비트코인보다 1000원대 소형주인 리플에서 더 큰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8일 개당 860원대에 거래되던 리플 가격은 며칠 후 146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앞의 B의 사례에서 보듯 리플 시세는 이달 들어 급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달 한때 11만원을 웃돌았던 C의 자산 평가액은 한달만에 8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C는 국내 규제로 신규 고객 유입이 없다시피 하고 투자 열기도 한풀 꺾인 상태여서 당장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신규 거래 못한 D, 종잣돈 지켜

 

업비트에서 거래를 하려 했던 D는 여전히 투자를 못하고 있습니다.

업비트가 한달이 넘도록 신규 원화 고객의 거래를 받지 않아서 입니다.

보안 인증을 하려고 하면 '기존 전용번호를 발급받은 회원만 실명확인 계좌 인증이 가능하다'는 안내창만 뜨는 상황입니다.

카카오톡 1대 1 문의로 상담을 요청해 신규 계좌 인증 일정을 문의해봤는데요.

'신규 회원 가입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답만 받았습니다.

의욕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왔지만 D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한 달 이상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다만 종잣돈 10만원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다른 투자자 3명이 한달 사이에 거의 반토막을 낸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죠.

어쩌면 진정한 승자는 투자를 못한 D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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