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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생보사, 자살보험금 태풍 그 후

  • 2018.03.28(수) 15:09

생보사, 자살보험금 곤욕 치른뒤 예방활동 강화
관련계약 280만건 남아 '조마조마'

최근 생명보험업계가 자살예방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동안 일명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를 놓고 곤욕을 치른 뒤 두드러진  행보입니다. 자살보험금과 관련된 계약들이 아직 280만건 정도가 남아있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보험금 지급 문제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업계는 기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실시해 오던 관련 사업 외에도 생명보험협회 차원에서 '자살예방 활동'에 나서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 생보업계 자살예방 활동 자금 급증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 한국자살예방협회와 자살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올해 NGO단체들과 함께 자살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적 관심 촉발을 위한 캠페인, 정부부처 관심을 높이기 위한 포럼 등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 지난 1월 자살예방·생명존중 업무협약식. 왼쪽부터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 권도엽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또 2월 출범한 '국회 자살예방포럼'도 지원합니다. 국회 자살예방포럼은 38명의 국회의원이 주축이 돼 법과 제도개선, 범정부 차원의 자살예방시스템 구축 지원 등을 논의하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협회는 MOU를 맺은 단체들과 함께 포럼 자문을 하고 포럼 운영을 위한 운영비도 지원합니다.

앞서 생보업계는 올해초 생보사 사회공헌담당자, 생보협회, 생보재단 등 관계자들이 모여 재단에서 진행중인 자살예방 추진사업 지원과 추가로 별도 사업추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처럼 생보업계가 자살예방사업에 적극 나선데에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자살보험금'이 주요 배경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살보험금 논란은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생보사들이 판매한 보험상품의 재해사망특약에서 비롯됐습니다. 약관에 '가입후 2년이 지나면 정신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자살을 해도 일반사망보험금의 2~3배인 재해사망보험금을 준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은 이후 약관을 변경했지만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로 가입자들과 분쟁이 일었습니다. 2014년 금융감독원이 ING생명에 제재를 가하면서 논란이 본격화 됐습니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기울자 업계 자살예방 추진사업 비중도 급격히 높아집니다.

 

 

 

생보재단은 2008년부터 자살예방 지원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재단 사업이 다양하지 않았던 초창기인 2008년에는 총 예산대비 자살예방 지원사업 집행금 비율이 34.3%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2013년 미리 집행됐던 2014년 자살예방 지원사업의 집행비는 총 예산대비 7.8%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살보험금 문제가 불거진 이듬해인 2015년에는 2배 가까운 14.3%로 증가합니다. 2016년에는 35.2%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재단은 별도법인으로 운영되지만 생보사 출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생보업계 입김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자살보험금 관련 계약 280만건…보험사 조마조마

자살보험금은 생보사들에 큰 고민거리였습니다. 2014년 이후 금감원이 지속적으로 자살보험금 지급을 권고했음에도 생보사들은 소멸시효나 배임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뤘습니다. 이렇게 3년간을 끌어오다 지난해 금감원이 대표이사 문책을 비롯한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내리자 부랴부랴 지연이자를 포함한 자살보험금 전액을 지급했습니다. 

자살보험금 지급으로 문제가 일단락 되는듯 보이지만 실상은 더 큰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자살보험금 지급이 명시된 약관을 가진 보험계약이 280만건이 넘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이 금감원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뤄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급 선례를 남길 경우 향후에도 적지 않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2월 생보 빅3가 지급한 자살보험금은 삼성생명이 3337건으로 1740억원, 한화생명 637건 910억원, 교보생명 1858건 672억원(2007년 9월 이전 계약은 지연이자 지급 거절)으로 총 3322억원에 달합니다.

우리나라는 13년째 35개 OECD 국가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일 평균 36명, 연간 1만3000여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으며 이는 교통사고 사망률의 3배의 가까운 수치입니다.

아직도 관련 계약이 280만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자살보험금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생명보험업계는 이 때문에라도 자살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생보업계가 자살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례가 줄고 생보사들도 보험금 지급 걱정에서 벗어나 경영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살보험금은 업계에 큰 상흔을 입힌 이슈긴 하지만 이를 통해 국회나 사회에서 자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유야 어찌됐건 자살예방 사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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