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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일대로 꼬인 금호타이어, 이제 이틀 남았다

  • 2018.03.29(목) 10:33

30일 금호타이어 '운명의 날'
선택은 3가지중 하나…'법정관리·채권연장·더블스타 인수'
변수 타이어뱅크, 인수대금 마련 미지수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못박은 데드라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30일이 지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산업은행과 "해외매각보다 법정관리가 낫다"며 30일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중이다. 양측은 지난 23일 비밀협상을 통해 손을 잡았지만 새 인수 후보자 타이어뱅크가 나타나면서 관계가 더 악화됐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노조와 산업은행 모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산업은행이 이번에도 또다시 데드라인을 연기하면 구조조정 원칙이 무너지게 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노조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 직원 1만명 생존을 버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 법정관리가면 모두 파국

오는 30일은 금호타이어의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이 종료되는 '데드라인'이다. 이날까지 금호타이어 노조는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제출하고 해외매각에 동의해야 한다. 노조가 거부하면 채권단이 1년간 상환 연장한 차입금 1조3000억원을 갚아야한다. 당장 다음달 2일 어음 270억원, 5일 회사채 4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금호타이어 금융채권은 총 2조4000억원에 이른다.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것이다.

상장폐지 가능성도 높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23일 금호타이어 감사보고서 제출을 다음달 9일로 연기했다. 회사가 채권단과 약정서를 맺지 못하면서 차입금 만기연장 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으면 감사의견이 의견거절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상장폐지 심사를 받게 된다. 시가총액 6300억원대의 금호타이어 주가가 단숨에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더 이상 데드라인을 연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까지 MOU를 체결하지 못하면 법정관리와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기한이 지나면 내 손을 떠나고 청와대도 막지 못한다" 등 여러차례 경고했다. 이 회장은 "노조의 무조건적인 외자유치 반대입장이 전체 의견인지 확인하기 위해 찬반투표를 실시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노조가 반대하고 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데드라인 연장되면 산은 '굴욕'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채권단이 차입금 상환을 또다시 연장하면 눈앞의 법정관리는 피할 수 있다. 지난달에도 산업은행은 데드라인을 한달 연기해 준 전례가 있다.

산업은행이 매몰차게 금호타이어를 법정관리에 넣을 수 없는 이유는 일자리와 지역경제다. 금호타이어는 국내에 광주, 곡성, 평택 등 3곳의 공장을 운영중이며 생산직 3419명, 일반직 1409명 등 총 5038명이 일하고 있다. 해외까지 넓히면 8개 공장에서 1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있다.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시장논리만을 앞세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또다시 데드라인을 연장해 주게 되면 채권단의 구조조정 원칙이 또 한번 무너지게 된다. '시장논리가 아닌 정치논리' '대마불사' '선거철 앞둔 선심' 등 인식이 시장에 퍼지게 되고 당장 산업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GM과 STX조선해양도 더 큰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노조 양보하면 더블스타 인수

산업은행 입장에서 최선책은 오는 30일까지 노조가 극적으로 해외매각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는 이미 매각대금 6464억원, 고용보장 3년, 매각제한 3년 등의 세부조건에 합의한 상황이다. 노조 동의만 있으면 올해 상반기 중에 매각절차가 끝날 수 있다.

더블스타가 인수하게 되면 가장 큰 걱정은 '먹튀'다. 과거 쌍용차를 인수한 뒤 스포츠유틸리티차 기술만 확보한 뒤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하이차와 같은 경우를 노조는 걱정하고 있다. 더블스타는 먹튀는 없다는 입장이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모델처럼 금호타이어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겠다"며 "인수목적은 통제와 소유가 아니고 금호와 협력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 변수 '타이어뱅크'

변수는 인수 후보자로 떠오른 타이어뱅크다. 이동걸 회장과 노조대표는 지난 23일 비밀리에 '더블스타 자본유치 수용'에 구두합의했지만 타이어뱅크가 새 인수후보자로 나서면서 합의가 깨졌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에 인수 참여를 결심했다"고 인수를 선언했다.

타이어뱅크는 인수 의지를 강하지만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다. 당장 타이어뱅크는 인수대금 6000억원, 중국법인 정상화투자 7000억원 등을 마련해야 한다. 김 회장은 "인수자금은 타이어뱅크를 증시에 상장하거나 채권단에 담보를 제공해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이어뱅크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분석이 많다.

타이어뱅크는 2016년 매출 3729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인수자금을 마련할 만큼 자산이 많지는 않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090억원 있지만 1년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도 1926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부동산자산 1500억원중 590억원가량은 이미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입장에서 타이어뱅크를 위해 데드라인을 연장해주는 것도 부담이다. 어찌됐던 데드라인이 연장되면 이 회장은 "시한 지나면 끝"이라는 자신의 말을 지키지 못하고, 구조조정 원칙도 흔들리게 된다. 이 회장은 타이어뱅크에 대해 "진실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금조달 능력에 의구심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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