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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원장 사퇴, 저축은행 대출금리 규제는?

  • 2018.04.17(화) 15:46

"대출금리 규제하겠다" 밝힌 뒤 사퇴
금감원 "원장 관계없이 정책방향 유지된다"
업계 "당국, 저축은행업 특성 고려 안해" 볼멘소리

 

대형 저축은행 CEO들을 소집해 "고금리 대출에 대해 규제하겠다"고 경고했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사퇴하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금리 규제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감원의 규제 의지가 약해질 것이냐는게 주요 관심사다.

 

저축은행들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며 볼멘소리도 나온다. 금감원도 "원장이 누구냐에 관계없이 정책기조는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팽팽한 긴장이 유지되고 있다.

◇ 금감원 "저축은행 금리규제 해야 한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 16일 SBI·OK·JT·JT친애·웰컴·페퍼·한국투자·예가람·애큐온·유진저축은행 등 자산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원장은 저축은행업계의 고금리 대출 관행을 비판하면서 감독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저축은행들이)예금보장제도를 바탕으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고금리 대출을 취급해 높은 수익을 시현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금리와 경기변동에 민감한 취약 차주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예금과 대출 금리차는 8.34%포인트다. 시중은행 2.04%의 4배 이상이다. 이익률도 높아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시중은행 6%보다 3배 가량 높은 17.9%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최근 3년내 가장 많은 1조674억원이다.

이날 김 전 원장은 구체적인 규제 계획도 밝혔다. 고금리대출을 많이 취급하거나 금리산정 체계가 미흡한 저축은행을 주기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잔액 비율) 규제를 도입해 고금리대출이 과도할 경우 대출영업을 일정부분 제한하겠다고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이 16일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CEO들에게 정책 취지를 자세히 설명했다"며 "꾸준하게 준비해서 발표한 정책이니만큼 원장의 부재가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몸 낮춘채 "우리도 할말은 있는데..."

김기식 원장의 사퇴에도 저축은행업계는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며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금감원장이 누구냐와 별개로 금융당국의 정책기조가 '대출금리 인하'에 맞춰져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대금리차가 과도하다"는 금융당국의 시각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단은 당국이 의견을 내고 있는 만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하지만 저축은행만의 원가산정방법이 있고 저축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를 고상대로 사업을 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는데 이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저축은행 전체 차주중 연 20% 이상의 고금리대출 차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81.1%다. 이들이 부담하는 평균금리는 26.4%로 당시 법정최고금리였던 27.9%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저축은행들은 단순하게 금리만 보지말고 차주의 80% 이상이 신용등급이 4~7등급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차주의 상환능력을 신용등급별로 고려해 금리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객의 80% 이상에 사실상 법정최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

 

업계는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가 상환을 하지 못할 경우를 감안해 금리를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 차주에게 돈을 빌려주면 절반 가까이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리를 낮춰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면 결국 저축은행은 차주를 제한할 수밖에 없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예금보험료 0.08%를 내는 것에 비해 저축은행은 5배인 0.4%를 내고 있다는 점, 금융당국이 지난해초 대출금리가 20% 이상인 고금리대출을 고위험대출로 분류해 기존 대손충당금의 50% 금액을 추가로 설정하도록 해 비용부담이 커진 것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저축은행업계 주장이다. 수익이 늘어나는만큼 비용도 늘고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이같은 주장을 감안한다해도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는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기에 공적자금을 27조원이나 투입해 저축은행산업을 살렸다"며 "예보에 내는 비용과 관계없이 취약 차주를 보호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게 금감원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는 법정최고금리를 24%에서 추가로 20%로 낮추는 이자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돼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해 새 정부 출범 당시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법정최고이자 20%까지 인하'와 맥을 같이 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2020년까지 20%로 낮춰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금감원의 움직임을 보면 생각보다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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