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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회장 선정 '반전스토리 누가 썼나'

  • 2018.04.20(금) 15:19

3연임 유력 평가받던 김용환 회장, 면접 직전 사퇴
금감원장 하마평 김광수 내정자가 단독 면접
외부 입김 작용했나 뒷말 무성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사진)이 내정되면서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반전 스토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도 3연임이 유력했던 김용환 현 회장이 전격사퇴하고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르면서 농협금융 회장 선출에 들러리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던 김광수 후보가 내정된 때문이다.

 

특히 김용환 회장의 자진사퇴가 면접 직전에 이뤄졌고 정부와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자진사퇴와 맞물리면서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 3연임 유력 후보 면접 앞두고 사퇴


김용환 회장이 후보를 자진사퇴하기 이전까지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무난하게 3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경영능력과 연임 의지를 감안해서다.

 

김 회장이 경영능력을 발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과감한 부실 정리와 흑자전환이다. 농협금융은 2016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떠안은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김 회장은 부실 자산을 그해 회계에 대부분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1조30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이로인해 2016년 상반기에만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빅배스 이후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체질을 바꾸고 농협금융을 안정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대인 8598억원 당기순익을 냈다. 이런 성과로 김 회장은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초로 임기를 끝까지 마쳤고 지난해 처음으로 '연임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김용환 회장은 올해들어 '광폭행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며 연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연초부터 농협금융이 글로벌사업모델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방문해 현지 정부당국, 기업들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다양한 사업협력을 추진했다.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연초 이런저런 이유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것과 비교됐다.

 

금융사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임기기간 동안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올해들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말했다.

 

◇ 김용환-김광수, 누가 들러리였나

 

김용환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때문에 지난 19일 자진사퇴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때까지만해도 오히려 김광수 내정자가 3연임에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최종면접을 불과 수 시간 앞두고 유력후보가 사퇴하는 반전이 나온 셈이다.

 

김용환 회장은 사퇴 이유로 "농협금융이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경영정상화를 이룬 시점에서 능력있고 추진력이 뛰어난 인물이 최종후보에 포함된 것을 보고 용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원추천위원회가 뽑은 3명의 후보중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이 일찌감치 면접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사퇴이유는 "김광수 후보에 양보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김용환 회장이 갑작스럽게 김광수 후보에게 양보를 하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심은 '정부나 정치권 입김이 작용했느냐'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다. 농협금융이 2012년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 등)을 분리해 독립사가 됐고 농협중앙회 역시 농협금융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농협중앙회 의중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 시각이다.

 

여기에 농협중앙회는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결국 농협금융의 인사는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CEO 인선은 농협중앙회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농협중앙회는 정부 입장을 어느정도 반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김광수 내정자가 현 정부 사람으로 꼽힌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보탠다. 1956년 전남 보성 출신인 김 내정자는 행정고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근무했다. 김 내정자는 현재 경제계 인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과도 연이 닿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복심으로 알려졌는데, 김석동 전 위원장은 장하성 청와대 실장과 경기고 동문으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에서는 김기식 금감원장 사퇴 후 유력한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김광수 내정자가 거론돼 왔다.

 

금융사 한 임원은 "김 회장의 사퇴 설명대로라면 최종후보군이 통보된 직후 후보에서 사퇴를 했어야 했다"며 "사퇴 시점, 김 내정자가 친 정부 인사로 꼽힌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결국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융권에서는 낙하산과 코드 인사 논란이 반복되고 있고 김 내정자 역시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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