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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보험시장, 10년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 2018.05.08(화) 18:41

계약건수 등 증가 불구 수입보험료 10년전 수준
조선·해운업 환경악화 '출혈경쟁 악순환'

 

해상보험시장이 계약건수나 보험가입금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10년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거둬들인 해상보험 수입보험료가 10년전인 2007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일각에서는 출혈경쟁의 악순환이 지속되며 해상보험시장이 무너졌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출혈경쟁,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해상보험은 선박의 선체나 운항, 화물운송 등의 위험을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으로 적하보험, 선박보험, 운송보험 등이 있다. 또 항공기 이착륙 등을 담보하는 항공보험, 인공위성의 궤도위험을 담보하는 우주보험 등도 포괄적 범위에서 해상보험에 속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총 63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6029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늘어난 규모지만 몇년전까지 해상보험 수입보험료 규모가 8000억원을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전체 수입보험료 규모가 4분의 1가량 줄어든 셈이다.

해상보험 수입보험료는 2011년 862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5958억원까지 큰폭으로 줄었다가 2014년 다시 7292억원 규모로 올라섰으나 이후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년전인 2007년과 비교해도 수입보험료가 오히려 줄었다. 2007년 해상보험 수입보험료는 64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4억원 많았다.

다만 해상보험의 보험가입금액이나 계약건수는 증가세다. 보험 계약건수는 2013년 170만8271건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2017년에는 292만6261건을 기록했다. 2007년 609조원 수준이던 해상보험가입금액도 2013년 724조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02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70%가량이 늘었다. 

 


이처럼 계약건수와 보험가입금액이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수입보험료가 줄어든 것은 보험료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박 수주물량이 줄어들고 물동량과 운행이 줄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해상보험시장에서는 보험료 인하를 넘어 경쟁물건을 따오기 위해 덤핑요율을 제공하는 출혈경쟁 양상까지 나타나면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료가 내려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쟁으로 무분별하게 보험료가 인하될 경우 보험사고 발생 시 커다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상보험 시장 자체가 붕괴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보험 시장이 무너진 상태"라며 "해상보험은 조선·해운업 시장 영향이 가장 큰데,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수주물량이 줄어드는 등 불황으로 접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돼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쟁이 심화되자 보험료를 크게 낮추거나 덤핑요율로 빼앗기식 영업을 하다 보니 수입보험료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때는 괜찮지만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어 업계 전체적으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보험사들은 영업을 담당하는 해상팀을 다른 일반보험팀과 통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한 실적압박으로 해상보험뿐 아니라 일반보험 전체에서 무리한 영업에 나서는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일반보험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데다 해상보험의 경우 조선·해운시장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보험시장은 치킨게임에 접어들어 일부가 시장에서 도태된 후 시장이 정화되는 등 큰 사이클의 변화가 없는 이상 다시 올라서기 쉽지 않은 상태"라며 "다른 일반보험시장까지 문제가 확산될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 정부 조선·해운산업 활성화 지원에 일말의 기대

보험사들은 정부가 조선·해운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에 다소 기대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022년까지 해운 매출액을 전성기 수준인 5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공적자금과 민간자금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화물 확보 ▲선박 확충 지원 ▲경영안정 지원 등 다양한 정책으로 국적 선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의 경우 적자를 보는 가격에 선박을 수주해도 금융권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중소조선에 대한 RG확대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보험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조선·해운업 활황이 가장 큰 관건"이라며 "선박발주량을 비롯해 운송량 등이 늘어날 경우 해상보험 시장도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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