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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두 남자의 극과극 창업기

  • 2018.05.25(금) 14:21

<인생 2막, 준비 또 준비하라>창업②
'대만 카스테라' 열풍 믿었다 쫄딱 망해
1년간 커피만 분석, 3호 매장 오픈 앞둬

취업이 구직자의 꿈이라면 창업은 직장인의 로망이다. 반듯한 직장을 다니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고 어설피 뛰어들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비즈니스워치는 2018년 연중기획으로 30~50대에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창업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여는 노하우를 찾아본다. [편집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든 두 명의 남자가 있다. 한 명은 한때 핫 아이템이던 '대만 카스테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냈다가 '쫄딱' 망해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커피전문점을 차려 3호 매장을 낼 정도로 성공했다. 

 

사실 두 사람의 조건은 이렇다 할 차이가 없다. 모두 창업 준비 당시 자본금이 넉넉했고, 자신감도 넘쳤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과연 이유가 뭘까. 성패는 결국 누가 더 철저히 준비했느냐에 따라 갈렸다.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상권 정보에 이르기까지 분석에 분석을 거듭한 치밀함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창업 이후 꾸준한 매장 관리 등 끈질긴 노력도 필수였다.   

 

  

 

◇ 무대포 창업, 돈과 시간만 날린다

 

건설사를 다니던 박상호(가명, 51세) 씨는 지난 2015년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다. 재취업을 노렸지만 40대 후반에 접어든 그를 받아주는 회사는 없었다.

재취업에 실패한 박 씨는 창업을 선택했다. 자본금은 퇴직금으로 마련했고, 영업관련 부서에서 오래 일한 경험 덕분에 영업도 자신 있었다. 두 아들이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던 터라 시간을 더 지체할 수는 없었다.


2016년 11월 '대만 카스테라' 점포를 창업했다. 창업을 결심한 지 2개월 만이었다. 당시 대만 카스테라는 '열풍'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하던 핫 아이템으로 꼽혔다.

박 씨는 "당시 주변 대만 카스테라 집은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인기였다"며 "점포 역시 대학가 인근에 내기로 했던 터라 고수익을 기대했다. 창업 초기에는 장사도 잘 됐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박 씨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대학가는 유동인구가 많고 젊은 고객층이 많아 이곳저곳에 대만 카스테라 집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고 박 씨 가게의 매출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만 카스테라의 식자재 위생 문제가 불거졌다. 그해 8월에는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주요 원재료인 달걀값이 폭등했다. 박 씨의 가게를 찾는 손님의 발길은 점차 끊겼고, 매출은 첫 달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결국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유독 대만 카스테라 악재가 많았다"며 "경쟁이 지나치게 심했던 데다 식자재 문제와 달걀값 폭등,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폐업했다"고 회고했다.

박 씨는 창업에 실패한 원인으로 자본금과 영업에 대한 자신감을 꼽았다.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지자 조바심도 났다. 박 씨는 "유행에 쉽게 휩쓸리는 업종을 고르면서 퇴직금만 허공에 날렸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여전히 창업에 대한 꿈을 접지 않고 있다. 당시 경험을 발판삼아 다시 창업을 준비 중이다. 최근 서울시 소상공인 아카데미에서 지원하는 창업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창업 아이템이다. 그 이후에도 분석할 것이 많다"면서 "지금도 할 일이 산더미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 꼼꼼한 아이템 선정과 상권 분석은 필수

 

다니던 IT기업이 지난 2013년 폐업하자 새길을 찾아야 했던 김정환(가명, 43세) 씨는 2014년 자영업을 선택했다. 선택한 업종은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커피전문점이었다. 4년여가 흐른 현재 그는 세 번째 점포 개점을 앞두고 있다.

 

성공 사례를 이어가고 있는 김 씨는 "평소에 커피에 관심이 많아 커피전문점을 창업했다. 커피로 유명한 콜롬비아 등 중남미를 다녀오기도 했다"며 "다른 회사에 재취업을 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 관심이 많던 커피전문점 창업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소개했다. 

대만 카스테라로 창업에 실패한 박 씨와 김 씨의 차이는 단순한 관심의 차이가 아니다. 김 씨는 자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1년 가까운 시간을 준비작업에 할애했다.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던 셈이다. 평소 커피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씨는 "자영업자가 월급쟁이보다 힘들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각오는 했다"면서 "창업을 결정한 이후 6개월가량 커피전문점에서 일했다. 커피전문점을 창업한 사람들과 만나 창업 과정, 주문 발주와 같은 영업 방식, 단가 계산, 필요한 기자재 등을 공부하면서 집중할 것과 포기할 것을 추렸다. 각종 박람회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김 씨는 애초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려던 로스팅을 포기했다. 직접 커피콩을 볶으려면 비교적 규모가 큰 점포가 필요해 대출로 큰돈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남은 6개월간 김 씨는 상권 분석에 매진했다. 가지고 있는 자본 내에서 점포를 구할 수 있는 지역을 정하고, 평일과 주말 아침저녁으로 주변 상권을 꼼꼼히 분석했다.

김 씨는 "당시 자본으로 점포를 구할 수 있는 지역에 가서 경쟁이 얼마나 심한지, 주변 매장은 평일과 주말 각각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상권은 어떤지 살폈다"면서 "당시 서울부터 서울 외곽까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점포 영수증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영수증에는 자신의 주문이 그날 몇 번째 주문이라는 정보가 담겨있어 매출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그 결과 조용한 주택가지만 알짜배기 상권을 찾을 수 있었고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김 씨는 첫 창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서울 을지로에 두 번째 점포를 냈다. 지금은 세 번째 점포를 열기 위한 상권을 분석하고 있다. 첫 점포를 열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종일 상권을 관찰하고 있다. 이번 점포는 창업을 결심할 당시 계획대로 직접 로스팅까지 할 계획이다. 

 

김 씨는 "창업은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지만 창업 이후도 무척 중요하다"면서 "꾸준히 수익을 위해서는 매장 관리와 메뉴 관리, 단골 관리 등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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