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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고 운영 부산은행의 뒷거래…은행 채용비리 백태

  • 2018.06.17(일) 15:26

검찰, 은행 채용비리 수사결과 발표…38명 기소
부산은행, 시·도금고 수주하려 채용비리 저질러
김정태·윤종규 회장 등 최고경영자 무혐의

 

BNK부산은행은 2015년 채용과정에서 도금고 유치에 도움을 주던 경남발전연구원장 딸의 서류 점수를 부풀리고 커트라인까지 낮춰 통과시켰다. 임원 면접과정에선 계획에 없던 영어면접까지 진행했다. 또 이 은행은 2013년 부산시 전 세정담당관에게 시금고 재유치에 대한 청탁을 대가로 그의 아들 입사 점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채용했다.

17일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국민·광주·대구·부산·하나·우리 등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은행장 4명 등 총 38명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가 기소됐다. 입건자는 부산은행이 10명으로, 채용비리 기소 대상은 국민은행이 368건으로 각각 가장 많았다.

기소명단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검사 결과를 검찰에 넘겼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며 사실상 마비됐던 최고경영자의 경영 업무가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감원은 또 '한번 칼이 무뎌졌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국정원·금감원 등 전방위 청탁

이번에 기소된 38명중 26명이 전·현직 인사담당자일 정도로 인사부가 채용비리에 적극 개입했다. 인사부가 청탁명부를 작성해 채용이 끝날 때까지 별도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채용청탁자를 서류전형에 무조건 합격시켰고, 청탁자의 감점사유를 삭제하거나 점수를 수정했다. 국민·대구·우리은행도 청탁자가 전형에서 탈락 대상이 되면 점수를 조작했다.

국민은행 채용팀장은 부행장의 자녀와 생년월일이 같은 동명이인의 여성 지원자를 부행장 자녀로 오인해 논술점수를 조작했다가, 부행장 자녀가 남성으로 군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어이없는 '촌극'도 벌어졌다.

채용 청탁은 전방위에서 일어났다. 도·시금고 유치 영향력이 있는 경남발전연구원장과 부산시 전 세정담당관은 부산은행에 자신의 자녀 채용을 청탁했다. 국가정보원 전 간부직원의 딸은 청탁으로 우리은행에 합격했다가 대학교를 졸업 못해 사직했지만 그 이듬해 또 부정 합격했다. 은행을 감독하는 금감원 전 부원장도 우리은행에 청탁했다. 대구은행은 은행장으로부터 주요 거래처 자녀에 대한 채용청탁을 받고, 가짜 보훈번호를 만들어 특채했다. 외부인 청탁은 하나은행 203건, 국민은행 131건에 이르렀다.

은행 입사 전형에서 구조적으로 성·학력 차별이 이뤄졌다. 하나은행은 2013~2016년 남녀 채용비율을 4대 1로 설정하고 남녀의 커트라인을 차별 적용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서류전형에서 남성지원자 113명의 점수를 높여 합격시키고 여성지원자 112명의 점수는 내려 떨어트렸다. 하나은행은 2013년과 2016년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권이었던 다른 대학 출신자를 불합격시켰다.

검찰은 현재 수사중인 신한은행에 대해도 엄중히 처리할 계획이다.

 

 

◇ 무혐의 김정태·윤종규...무안한 금감원

이번 기소명단에는 채용비리 의혹을 받았던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이름이 빠졌다.

금감원은 올 1월 윤 회장의 조카가 국민은행 서류·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이었지만 임원면접에서 최고등급을 받아 합격했다고 밝혔다. 석달뒤엔 김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 금감원 검사 결과, 2013년 하나은행 채용에서 서류부터 최종합격이 표기된 지원자의 추천자로 '김○○(회)'가 적혀있었는데 '김○○'는 인사전략팀장 이름이고 '(회)'는 회장 또는 회장실로 추정됐다. 검찰은 윤 회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결국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검찰 수사에서 채용비리 혐의를 사실상 벗은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작년 말과 올해 초 최고경영자 선임을 끝냈지만 채용비리 수사에 발목이 잡혀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갔다. 해외진출과 인수합병(M&A) 등 최고경영자의 결정이 필요한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감원은 또 한 번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됐다. 금감원은 올초 김 회장 3연임 과정에서 하나금융과 갈등을 빚었고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 채용비리에 휘말려 사퇴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지난 4월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김정태 회장의 실명을 거론할 정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김 회장 등 최고경영자 이름이 빠지면서 무리하고 감정적인 검사를 벌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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