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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52시간 근무제 '7월부터는 어렵다'

  • 2018.06.20(수) 17:22

사용자협의회-금융노조 합의실패
중노위 조정신청..조정·준비할 시간 빡빡
"산별교섭 없이 개별 도입도 어렵다"

은행업계가 다음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어렵게 됐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와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합의에 실패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는데 시간이 빡빡하다. 일각에서는 개별은행별로 노사협의를 통해 도입을 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산별교섭 없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 '특수직군' 의견차 노사합의 불발

은행은 법정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초과근무가 가능한 특례업종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돼 특례업종에 제외되면서 내년 7월부터는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업종으로 포함됐다.

이후 지난 4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은행장들과 만나 "올해 7월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조기도입이 추진돼왔다.

내년 7월까지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김영주 장관이 조기 도입을 주문한 것은 산업계 전반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금융사도 동시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되면 기업들의 금융거래 패턴도 바뀌어야 한다. 은행 업무 시간이 조정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근무시간이 짧아지게 되면 기업 관련 업무처리에도 영향을 주게된다"며 "결국 주 52시간 근무제가 산업계 전체에 빠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금융업계가 같이 손발을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귀띔했다.

라이선스 업종으로 분류되는 은행은 정부 정책에 발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경영과제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의 발언 이후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1년 앞당겨 도입한다는 목표로 준비를 해왔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협의했지만 실패했다. 핵심은 주 52시간 근무만으로는 근무 시간이 부족한 특수직군 포함 여부다.

사용자협의회는 일반 직군의 경우 PC오프(OFF)제도,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이 이미 도입돼 있는 만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특수직군의 경우는 당장 다음달부터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용자협의회가 꼽은 특수직군은 ▲전산을 관리하는 IT(정보통신) ▲인사 ▲경영 ▲자금관리 ▲여신심사 ▲경영계획 ▲안전관리 ▲기관영업 ▲어음관리 ▲공항 등 특수점포 등 파견 근로자다.

은행 관계자는 "특수 직군에 주 52시간 근무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한데 이는 당장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렇다고 이들의 근무시간을 줄일수도 없다. 이들 부서의 근무시간을 줄여 공백이 발생하면 은행업무 자체가 마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해당 직군을 제외할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조기 도입하는 취지가 퇴색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노조 관계자는 "24시간 이상 필요한 직군에 대해서는 인력을 더욱 충원하고 근태기록시스템 등을 보완하면 되는 문제"라며 "이들 직군을 제외할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도입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 "중노위 일정, 개별교섭 어려운 상황 감안하면 7월 힘들다"

금융노조는 사용자협의회와 합의에 실패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7월부터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노위 조정 기간은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된다. 조정이 실패할 경우 연장되기도 한다. 

은행 관계자는 "중노위의 조정 기간이나 조정안이 나와도 받아들일지 여부 등 따져볼게 많다"며 "7월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별로 개별 교섭을 벌여 조기 도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IBK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IBK기업은행은 김도진 행장이 직접 나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렸고 이달중 관련 내용을 정비해 내달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도 마찬가지다. 이는 국책은행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업계 평가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산별교섭 없이 개별교섭만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끌어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사용자협회와 금융노조가 산별교섭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 은행만 따로 개별교섭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할 수는 없다"며 "자칫 개별 교섭 결과가 산별교섭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실 은행은 내년까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안에 도입하면 조기도입을 하는 것"이라며 "중노위 조정에 들어갔고 특수 직군의 주 52시간 근무 도입을 위한 준비도 내부에서 하고 있으니 올해중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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