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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지자체 금고지기 경쟁…은행 들썩들썩

  • 2018.06.21(목) 09:19

서울시 금고 경쟁체제 전환 후 관심 증폭
농협, 전국 지자체 1금고 67.9% 운영
출연금 치솟아 은행 출혈경쟁 우려

 

284조3958억원.

올해 지방자치단체 예산총액이다. 이 예산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 등 243개 도·시·구·군금고를 통해 운영된다.

 

은행 입장에선 지자체의 현금, 유가증권, 세금 등을 운영하는 '금고지기'에 선정되느냐에 따라 거액의 예치금이 오락가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이 금고지기 선정에 출혈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1금고 운영, 농협은행 165 vs 국민은행 0

행정안전부 지자체 금고지정 현황에 따르면 작년 1월 기준 전국에는 총 243개의 금고가 있다. 광역자치단체 17개와 기초자치단체 226개다.

 

이중 132곳이 단수금고를, 111곳이 복수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복수금고는 일반회계를 맡는 1금고와 특별회계를 맡는 2금고를 따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단수금고도 복수금고로 전환되는 추세다.

1금고 기준 최대 금고지기는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전국 243개 금고중 165개(67.9%)를 맡고 있다. 도금고 9개, 시금고 67개, 군금고 82개, 구금고 6개 등이다. 전국 75개 시의 89%(65개)가 농협은행에 금고를 맡기고 있다는 얘기다. 전국 도와 군은 100% 농협은행이 금고지기다.

우리은행은 서울특별시금고와 24개 구금고 등 25개 금고를, 신한은행은 인천광역시금고와 9개 구금고 등 10개 금고, 하나은행은 대전광역시금고와 5개 구금고를 각각 운영 중이다.

 

부산광역시는 부산은행이, 대구광역시는 대구은행이, 광주광역시는 광주은행이, 울산광역시는 경남은행이 각각 금고를 맡고 있다. 기업은행은 수원시와 목포시 2개 금고를 운영중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1금고를 한곳도 맡지 않고 있다.

은행이 금고지기가 되면 여러 장점이 있다. 지자체 금고 예치금 등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신을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지자체 공무원을 상대로 손쉽게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농협은행은 지역밀착형 영업방식으로 지차체 금고를 지키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 금융을 관장하던 시기에는 시·군금고는 농협은행이, 도금고는 제일은행이 각각 운영했다"며 "IMF외환위기때 제일은행이 무너지면서 도금고도 농협이 맡게됐고 금융자율화 시행되면서 금고 운영이이 경쟁체제로 바뀌었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농협은 아직까지 금고 운영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출연금 출혈경쟁 우려

 

알토란 같은 지자체 금고 사업을 잡기 위한 은행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통상 4년마다 지자체 금고 운영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그때마다 신경전이 벌어지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해 예산이 34조원에 이르는 서울시는 신한은행을 내년부터 4년간 1금고 운영자로 선정했다.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지켜왔던 우리은행은 2금고 운영자로 밀려나는 이변이 발생했다.

 

운영자 선정 과정에서 신한은행이 서울시에 약속한 협력사업비(출연금)은 3015억원으로 4년전 우리은행이 제시한 금액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지자체가 은행간 경쟁을 붙여 출연금 수익이 쏠쏠해진 셈이다.

은행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 대검찰청의 은행 채용비리 수사결과를 보면 부산은행은 금고를 유치하기 위해 채용과정에서 경남발전연구원장과 부산시 공무원 자녀의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순천시가 금고 운영자로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선정하자 광주은행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은행의 출연금 부담도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2007~2017년 시중은행이 금고 유치를 위해 지자체에 낸 출연금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농협은행 3464억원, 우리은행 3650억원, 신한은행 1817억원 등이다.


앞으로 서울 중구, 오산시 등도 금고 입찰이 진행되면서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싼 출연금을 내고 새 금고지기에 선정되더라도 IT 등 시설에 투자가 필요하다"며 "출연금이 많아지면 지자체만 배불리고 은행들은 오히려 손해보는 장사가 될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차체 금고 사업기반이 약한 한 은행 관계자는 "비싼 출연금을 내지 않으면 기존 사업자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며 "후발주자로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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