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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철회·가입거절 보험정보 3년까지만 보관"

  • 2018.06.29(금) 17:32

금융당국, '3개월 뒤 분리보관-3년 뒤 폐기' 지시
구두지도에 실효성 논란..책임소재 문제도 거론


#. 35세 A씨는 최근 걸려온 B보험사 텔레마케터(TM) 권유로 치아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계획했던 보험가입이 아니었던 만큼 보험료가 부담돼 청약철회를 신청했다. B보험사는 청약철회 절차를 진행하면서 A씨에게 계약이 철회돼도 계약시 제공한 개인정보는 5년 이상 보관하며 이후에도 파기하지 않고 별도로 보관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A씨는 청약철회를 했는데도 개인정보를 너무 오랜기간 보유한다며 불만을 제기했지만 보험사 직원은 규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앞으로는 A씨와 같이 가입후 한달내에 보험가입을 철회하거나 보험사가 보험가입을 거절한 계약자 정보의 경우 보험사는 3개월 이후부터 개인정보를 분리보관 해야 하며 최대 3년까지만 보관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보험사별로 5년에서 10년 이상 보유하는 등 중구난방으로 관리해온 청약철회(계약취소) 및 가입거절(인수거절) 개인정보에 대해 최근 이같은 방침을 세워 보험사들에 통보했다.

현행법에는 청약철회 또는 가입거절된 개인정보 보관과 파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임의로 보관하는가 하면 마케팅 등에 활용해 민원이 발생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청약철회나 가입이 거절되면 소비자들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장기간 보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높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정보법(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상 상거래목적 종료를 기준으로 3개월 내 개인신용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을 강화하는 등 관리를 해야 하는데 '상거래목적종료' 기준이 불명확해 보험사들이 중구난방으로 관리한 부분이 있다"며 "3개월 이후에는 무조건 정보를 분리보관하고 최대 3년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용정보법에는 상거래 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정보제공 수집·제공 목적이 달성된 경우 3개월 이내 개인정보를 삭제해야 하며 거래 종료 후 5년이 지난 정보는 모두 파기하도록 돼 있다.

다만 다른 법령으로 보유가 필요한 경우나 예금·보험금의 지급, 보험사기자의 재가입 방지를 위한 경우 등은 5년 이내 삭제하지 않아도 된다. 보험사들은 이같은 조항을 내세워 청약철회나 가입거절된 계약정보에 대해서도 통상 5년 이상 보유해 왔으며 5년이 지난 후에도 일부는 파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보유하거나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관련 민원이 늘어나자 당초 청약철회 등이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계약으로 보고 3개월내에 정보를 모두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가입이 철회된다고 해도 보험료를 납입한 시점부터 철회 전까지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약관상(승낙전사고)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어 상법상 보험금 청구기간인 3년까지로 기간을 확대했다.


◇ 당국 '구두지도'에 실효성·책임소재 논란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가 법 개정이나 정식 공문이 아닌 구두지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두지도의 경우 관련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아 3년 이상 관련 정보를 보유해도 사실상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3년 이후 정보를 파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청약철회 등의 계약정보를 제 3자에게 제공하거나 마케팅 등에 활용 하는 등 본래 보유목적과 다르게 이용할 경우 법위반 사항에 해당된다”면서도 “다만 (보험사들이 청약철회 등 관련 개인정보를) 3년 이상 정보를 보유해도 단순히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제재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구두지도로 인해 강제할 근거가 없어 정보를 삭제한 뒤 책임소재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를 통해 지침이 내려왔지만 공문 등 공식적인 루트로 전달되지는 않았다"며 "3년 후 정보를 삭제했는데 보험금 청구를 비롯해 민원이나 법적 분쟁 등이 발생했을 경우 정보 삭제 이유에 대한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하는데 공문 등이 없어 책임소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보험업계 "3년 후에도 보유해야 할 상황 있다"

보험업계는 3년이 지난 이후에도 정보를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 가입전 위험군이나 보험사기자를 걸러내는 등에 정보활용이 필요한데다 3년이 지난 후에 들어오는 보험금 청구의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3개월이 지난 후 정보를 분리보관하게 되면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제한되기 때문에 3년이 지난 이후에 분리보관해도 될 것"이라며 "3년 뒤에도 민원이나 분쟁사유, 보험금 청구 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완전 파기할 경우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3개월 후 분리보관, 최대 3년까지'를 원칙으로 세웠던 당국에서도 3년 후 보험금 지급으로 인해 정보가 필요할 경우에 한해서는 추가적인 정보보유를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절, 청약 개인정보를 마케팅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 본 취지"라며 "업계에서 보험금 지급을 위해 3년 이후에도 보유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면 정보 폐기는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험금 지급을 위해서가 아닌 보험가입을 제한하는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켜봐야할 부분"이라며 "관련 부처를 비롯해 업계와의 의견 수렴 및 논의를 통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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