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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수은행장, 정체성 고민 끝 결론 "이익 1조 가자"

  • 2018.07.03(화) 15:51

'비전 2030' 발표…2030년 여신 200조-이익 1조
"국책기관이냐 은행이냐 고민했다"
"우리는 국책기관 역할 하면서 수익내는 은행"

 

"은행이냐 국책기관이냐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사진)이 3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수출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국책기관'이면서 수익을 내야하는 '은행'이다. 은 행장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나갈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지원요청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일정한 이익을 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조선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같은 수출입은행의 고민은 현실이 됐다.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성동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고 선수금지급보증(RG) 5조4000억원을 제공했지만 결국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여파로 수출입은행은 2016년 2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고 '혈세' 1조원을 지원 받았다. 하지만 올해초 은성수 행장은 "국책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했고 앞으로도 어려운 기업이 있으면 도망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3일 수출입은행이 발표한 '비전 2030'를 보면 은성수 행장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비전 2030'은 2030년 여신잔액 200조원, 연간 이익 1조원, 누적이익잉여금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이다. 지난해 수출입은행 여신규모는 120조원, 순이익은 1700억원 수준이다.

은 행장은 "여신을 갑자기 늘리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며 "직원들도 (리스크 관리)능력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지만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 관리만 잘하면 수익 1조원 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10년간 5조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으면 정부에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 행장은 "솔직히 1조원 목표가 쉬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직원들에게 '가자 1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막상 이익 1조원을 내면 국책은행이 과도한 이익을 낸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인데 잘 버는 것을 비난하지 말아 달라"며 "은행과 정책기관 두가지 역할을 조화롭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책기관 측면에선 수출금융·대외경제협력기금·남북협력기금 등 주력분야에서 맞춤형 정책금융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수출신용기관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수출을 돕고 국가가 조성한 기금을 관리에 힘쓰겠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남북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면서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은 행장은 "현재 남북협력기금은 1조원 수준인데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고 국제사회 제재가 풀리면 규모가 훨씬 커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 행장은 "은행과 국책기관 두가지 사이에서 고민은 계속 될 것"이라며 "직원들이 우린 '은행이냐 국책기관이냐'고 물어보면 난 '국책은행'이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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