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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쏙]뉴스 투뿔-즉시연금 어찌하오리까

  • 2018.07.25(수) 18:18

 
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설명해드리는 '뉴스 투뿔' 윤다혜 입니다.

오는 26일 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이 어려운 사안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만기 환급형 즉시연금 미지급분을 지급할 것인지를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서 만기 환급형 즉시연금이란 가입자가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면, 보험사는 그 돈으로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매월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에는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주는 보험상품을 말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보험사가 보험료에서 가져가는 비용입니다. 가입자가 즉시연금 보험료 1000원을 납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1000원을 받은 보험사는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즉 보험상품 운영비용 60원을 떼고 940원으로 운영을 시작하게 됩니다. 940원으로 채권 등에 투자해 월 10원을 남길 경우 가입자에게 연금으로 10원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보험사가 만기에 1000원을 돌려줘야 하는데, 운영비용으로 뗀 60원을 채우는 문제가 남습니다. 보험사들은 940원을 투자해 얻은 10원 중 일부를 떼 적립하고 남은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해왔습니다.

이에 일부 가입자들이 투자수익 10원을 모두 연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일부를 적립금으로 떼는 건 불공정하고 약관에도 없었다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한 겁니다.

이에 분쟁조정위원회는 "매달 연금을 지급할 때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한 적립금을 떼고 준다는 내용이 약관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며 가입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보험사들은 해당 내용이 산출 방법서에 명시돼 있고 약관에는 산출 방법서에 따른다고 해놨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약관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았지만 산출 방법서에 명시해놨다고 안내했기 때문에 사실상 약관에 명시한 것과 같다는 겁니다. 하지만 분쟁조정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즉시연금이 심각한 이슈가 된 것은 금융감독원이 일괄구제를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뿐 아니라 모든 가입자에게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적용해 연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일괄구제, 모든 가입자에게 이렇게 지급하게 되면 금액이 크게 늘어납니다. 향후 보험사가 미지급금을 포함해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 총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됩니다.

보험사들은 분쟁조정위 결정에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약관에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분쟁위 지적에 대해 "사업비를 떼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약관에 명시하지 않고 산출 방법서에 명시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사안은 약관만 사적 보험계약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산출방법서 등 기초서류에 반영한 것도 계약으로 인정해야 하는지가 핵심입니다.

보험사들은 또 분쟁조정위가 미지급분을 돌려주라는 것은 보험상품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만기 보험금을 채우기 위해 연금에서 적립금을 떼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업비를 떼지 말라는 것이고, 사업비를 떼지 말라는 것은 보험상품을 팔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약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면 시비가 없었을 텐데 사업비를 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 약관을 허술하게 했다며 일부 반성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이것이 문제라면 금감원이 상품약관을 승인해줄 때 지적을 해줬어야 했다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어찌됐건 보험사들은 분쟁조정위의 결정과 금감원의 일괄구제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받아들이자니 지급해야 할 돈이 너무 많고, 거부하려니 가입자와 금융당국과 대립하는 모양새가 되고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는 26일 삼성생명 이사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미지급분을 포함해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즉시연금이 4300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습니다. 삼성생명과 함께 즉시연금 분쟁조정을 받은 한화생명도 법률검토 중입니다. 다른 보험사들은 두 보험사 결정과 금감원의 대응을 봐가며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가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에 이어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윤다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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