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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연금 장기전 돌입…금감원 "소멸시효부터 막자"

  • 2018.07.27(금) 14:54

삼성 "지급거부 소송 아니지만, 약관 문제 법적판단 필요"
금감원 고심..가입자 보호 '청구권 소멸시효 정지' 조치할 듯
"검사 등 보복성 조치 없다"..보험사는 찜찜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지급 권고를 사실상 거부하고 '법원 판단'에 맡기기로 하면서 즉시연금 논란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일단 소송 등이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인데, 법리적 다툼으로 갈 경우 소멸시효 발생에 따른 추가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계약자들에게 소멸시효 정지를 위한 분쟁조정신청을 우선 공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7일 "금감원의 지급권고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법적 다툼을 벌이려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금감원의 약관 오류 지적에 대해 다시 면밀한 법적검토를 받아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만기상속형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미지급금 4300억원을 일괄지급하라는 금감원 권고에 대해 최저보증이율 예시금에 못미친 차액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만기에 납입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 '매달 지급하는 연금액에서 일부를 떼고 적립한 금액'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 삼성생명이 지급하기로 한 금액은 금감원 지급권고가 내려진 43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이같은 결정에 금감원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가 업계 전체적으로 계약자 16만명,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삼성생명의 결정이 다른 보험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특히 기간이 길어지며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계약자 피해를 막기 위해 즉시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중단을 신청하도록 할 방침이다. 과거 자살보험금 논란이 있었던 당시 보험사들이 소송을 통해 법적다툼을 벌이면서 그 사이 소멸시효가 끝난 계약들이 발생하는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즉시연금 미지급금에 대한) 일괄구체를 추진하려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소멸시효 때문"이라며 "(삼성생명의 일부지급 결정에 따라) 이번 건에 대한 시효 정지를 위해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도록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도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일괄구제 없이 일일이 소송으로 갈 경우 행정낭비 뿐 아니라 시간이 가면서 실효돼 구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즉시연금의) 피해 소비자가 16만명이나 되고 피해 사례도 굉장히 유사해 일괄구제로 가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된다. 소멸시효연장은 지난 4월 17일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발효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자살보험금 사태를 겪으며 소멸시효에 따라 권리구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도입했다.

계약 당사자가 분쟁조정을 신청할 경우 소멸시효가 중단되며 조정안을 수락하거나 분쟁조정이 취하, 각하 또는 다른 사유로 조정이 종료될 경우 그 시점부터 시효가 다시 진행된다.

아직까지 즉시연금 관련 민원 접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소멸시효 정지를 위한 분쟁조정 신청건이 늘어날 전망이다.

금감원이 자살보험금 때처럼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보험업계는 한시름 놓고 있다. 1조원에 달하는 즉시연금 미지급금이 소멸시효 기간을 적용한 최근 3년치만 계산된 것이어서 소멸시효를 벗어나 지급하라는 결정이 나올 경우 지급규모가 훨씬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실효가 된 계약의 경우는 법에 따른 것으로 현재 금감원의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의 결정에 대해 금감원이 '검사' 형태로 대응하지 않을 전망이다. 보복성으로 비칠 수 있는데다 윤석헌 원장이 국회에서 "소송을 빌미삼아 금감원이 검사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즉시연금 문제나 소송과 관련해 보험사를 검사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사태는 자살보험금 때처럼 매우 장기전으로 갈 것 같다"며 "검사 등 보복성 조치가 이뤄지거나 다른상품의 약관상 미비점을 들어 또 다른 지급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생명과 금감원 대응 등) 상황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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