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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산업은행 홀로서기…"정부지원 어렵다, 돈 벌자"

  • 2018.07.27(금) 16:17

기업구조조정 여파 재무건전성 '빨간불'
정부, 증자 지원 난색..수익사업 강화 독자생존 모색
산은 명퇴-수은 조직축소 등 비용절감도 추진

"일반인은 마치 우리가 정부에서 돈을 받아 뿌리는지 알고 있다. 우리도 적정 수준의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부에서 손실나면 지원해준다지만 은행이 이익을 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양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두 국책은행은 조선소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조원대 손실을 떠안으며 건전성이 나빠졌지만 정부는 증자를 통해 지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두 국책은행의 '상황'은 지난 2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책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80조원을 투자했는데 36조원만 회수되고 44조원의 손실을 봤다"며 "손실은 산업은행 15조원, 수출입은행 12조원 등 양대 국책은행에서 62%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정책적인 구조조정 방침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률적으로 산업은행에 모든 부실기업을 투입했다"며 "그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없어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올 1분기 산업은행 당기순이익은 47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9% 감소했다. 4000억원대 순이익도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산업은행은 작년 1분기 6902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연간 순이익은 4348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통상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추가 충당금 등이 연말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실적이 어떻게 뒤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보강해야 한다. 올 1분기 산업은행 자기자본비율은 15.34%다.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BIS 비율을 14%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외신뢰도 등을 감안해 잣대를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위험 인내 능력(risk Tolerance)이 굉장히 낮은 것이 산업은행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 인내 능력이 있어야 위험한 투자를 하고 미래를 키울 수 있지만 산업은행은 자본여력이 불충분하고 수익도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수출입은행은 상황이 더 나쁘다. 올 1분기 재무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년말 BIS 비율은 12.9%에 머물러있다. 바젤Ⅲ 도입에 앞서 자본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책은행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동걸 회장은 "정부에 (증자를) 요청하고 있는데 정부 재원에 한계가 있고 정부에서 준다 해도 야당이 협조할거냐는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원에 나서지 않자 두 국책은행은 독자생존을 찾고 있다.

최근 수출입은행은 2030년까지 여신잔액 200조원, 연간 이익 1조원 등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작년 순이익이 17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향후 12년간 실적을 5배 넘게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간담회에서 은성수 행장은 "정부에 손 벌리지 않아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사진 = 은행 제공]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정책 부응을 위한 정책금융 수행만을 고려했다면, 이제는 자체 수익기반을 통한 여신지원 여력 확보와 정책적 요구를 동시에 충족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투자은행(IB) 특성을 살려 수익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은 투자은행을 풀(full)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금융기관"이라며 "상업은행(CB)의 대출과 투자은행을 연결해 '투자상업은행'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로 시작해 나중에 상장까지 시켜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두 국책은행은 비용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최근 정무위에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직원 구성상 상체 비만이 심하다"고 지적하자 이동걸 회장은 "민간 금융기관과 달리 충분한 명퇴금을 지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강제로 쫓아낼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 적정수준 명퇴금을 지급하는 협의를 거쳐 명퇴를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출입은행은 2016년 약속한 자구안을 실행하기 위해 올해말 본부 한 곳을 줄이고, 3개 출장소와 1개 지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사무소와 정원 5% 감축 등도 계획중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비용절감을 위한 자체 구조조정 방안 없이는 예산을 추가로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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