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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말하는 해외진출下…"협업하자"

  • 2018.08.21(화) 14:00

유광열 수석부원장 인터뷰
"다양한 업종과 협력진출, 8개 금융사-핀테크 동반진출 논의"
"국내 제재가 해외진출 걸림돌..경미한 기록 없애주는 것 연구"

유광열 수석부원장 인터뷰 첫편인 [금감원이 말하는 해외진출上…무엇을 하고 있나]에서는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현황과 금융당국의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서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한 유광열 수석부원장의 생각과 조언을 정리한다.

 

그가 강조하는 해외진출의 핵심 키워드는 '협업'이다. 금융업종간 협업, 다른 업종과의 협력진출, 금융사와 금융당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핀테크산업 육성이란 화두와도 씨름하고 있는 그는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의 동반 진출도 제시했다.

 

 

- 금융사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조언하신다면
▲ 한 국내은행이 직접 설립한 중국 현지법인이 고전하고 있다. 반면 해당 은행이 지분을 투자한 현지 은행은 수익이 잘나면서 투자수익이 좋다. 직접 설립한 현지법인은 규제도 많고 인터넷뱅킹을 제대로 구축하기 어려운 문제 등으로 고객확보가 쉽지않다. 현지 시장에 제대로 정착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지분투자나 인수합병 방식이 인허가도 쉽고 영업 침투도 쉽다.

 

또 업권을 떠나서 다양한 업종이 함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금융지주라는 플랫폼이 있다. 지주사는 은행도 있고 보험도, 증권도, 카드도 있다. 은행만 있으면 나가서도 은행 밖에 못한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과거 방식에서도 탈피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가진 경쟁력을 특화해 해외영업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늘어나는데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축적한 은행이 함께 진출하거나 농업금융 전문성을 살려 농기계나 소형설비 할부금융사업을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나아가 창의적인 상상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이종업종과 협업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적극적으로 창출할 필요도 있다. 베트남 서점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서점과 협업하거나 아시아지역 기업신용평가 DB 구축과 연계하는 것 등을 예로 들어볼 수 있겠다.


진출지역도 다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한 금융그룹 경영자는 북한, 중국 동북3성, 몽골, 러시아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한 개방으로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등 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등 북방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남방지역은 해당 지역 국가들이 공동번영의 파트너로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아세안 10개국 경제공동체(AEC) 출범으로 아세안 연계성(Asean Connectivity)이 강화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일정수준을 갖춘 QAB(Qualified ASEAN Banks)는 해당 국가의 현지은행과 동일한 규제하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등 금융부문의 규제를 실질적으로 제거하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 핀테크산업 육성과 해외진출에도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다
▲ 동남아시아 지역은 낙후된 금융서비스 환경에 반해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핀테크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KPMG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지역 인구 6억명중 은행 계좌를 보유한 인구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는 정부가 핀테크 활용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면서 모바일 상거래나 보안솔루션 구축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핀테크기업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이신(宜信·CreditEase), 바이두(百度), 텐센트(騰迅) 등이 모바일결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온라인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의 장점도 있다.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중국에 비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월등히 높아 우리 기업들이 기회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IT하드웨어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금융관련 소프트웨어 측면인 본인 인증, 빅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등에서는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핀테크산업 육성을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은 그림이 명확하게 잡히지가 않는다. 우리는 인큐베이팅이 약한 게 아닌가 싶다. 사무실 임대, 컨설팅 정도 해주고 있지만 자금도 대주고 시제품은 물론 양산까지 할 수 있게 해주는 체계적인 지원은 부족해 보인다.

 

7월에 '혁신 IT기술 투자와 인큐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한중협력펀드 조성' 등을 위해 중국 선전시를 다녀왔는데 아이디어만 있으면 양산까지 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터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들의 노하우를 가져와서 국내에 접목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반대로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를 해 우수한 국내 핀테크 기업이 해외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핀테크와 금융의 동반진출 역시 중요하다. 모든 나라 금융당국이 핀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국가들에게 핀테크는 포용적금융이고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 제고다. 따라서 동남아는 접근성 제고 차원에서 좋은 모델을 갖고 들어가면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분위기와 함께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련해 8개 금융회사(한화생명,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가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중인데 함께 모여서 핀테크기업과 함께 해외진출 하는 방안도 얘기해보려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이코노미스트  ▲주중 대한민국대사관 재경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협력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금융위 증선위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중국을 비롯해 국제 분야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대표적인 국제금융 전문가다.

 

- 해외진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 현지화 하는 게 쉬운일이 아니지만 해야한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금융선진국들에 비해 후발주자인 우리가 현지화하는 게 쉽지않다. 그래도 신흥 아시아(또는 동남아) 국가들은 우리에게 우호적이어서 해볼만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도 알려주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관련해서 우리 금융회사들이 현지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뢰받는 투자자와 기업가로서의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부 소비자나 직원들의 불만을 방치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SNS 발달로 인해 해당 회사의 평판뿐 아니라 한국 금융회사 전체에 대한 평판을 급속히 악화시킬 수 있다.

 

규칙 위반과 금융사고가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 특히 자금세탁 방지 관련 국제적인 규제 강화 흐름에 맞춰 해외점포의 자금세탁 방지 체계에 대한 본점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진출지역이 집중되면서 과당경쟁 리스크도 잘 관리해야 한다. 각 금융회사들의 장점을 잘 살려서 니치마켓을 찾아 진입할 필요 있다. 소비자 대출은 리스크가 있다. 현지에서 믿을만한 인재를 찾고 심사 능력있는 인력 채용하는 등 과감하게 현지인력을 활용해야 하고, 현지에 내보내는 우리 인력도 현지 언어나 현지법규에 대한 준비된 사람이어야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지사회에 기여하고 고객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출국가의 감독당국뿐 아니라 현지 직원과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해야 하고 상품개발부터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현지 금융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함께 이런 노력을 지원할 것이다.

 

해외진출시 금융사들은 그동안 제재 받은 내역을 자세히 제출해야 하는데 이게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주의'와 같은 작은 제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는 작은 제재는 벌금 등으로 대체해 기록을 없애준다. 우리도 크게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지만 경미한 제재는 벌금이나 교육 등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함께 금융회사들이 진출국가 감독당국이나 현지 금융사, 지자체 등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중심지지원센터'를 통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센터는 규제기관이 아니라 지원기관이다. 금융회사가 소통하기 편하고 접근하기 좋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8년 금융감독원에 설립됐다. 수석부원장 직속 부서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돕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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