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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에게 듣는다]조금씩 해외주식 비중 늘리는 부자들

  • 2018.08.30(목) 17:45

박은정 하나은행 잠원역지점 PB부장 인터뷰
"국내 대형종목 장기투자 믿음, 이젠 해외로"
"고객들, 강남 집값 떨어지지 않을거라 생각"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어디로 튈지 가늠이 어렵다. 그럼에도 투자방향은 잡아야 한다. PB(Private Banking)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는 금융시장, 어떤 투자를 해야 하나? [편집자]

박은정 하나은행 PB 부장이 일하는 잠원역지점은 1981년에 문을 열었다. 간판은 서울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바뀌었지만 한자리에서 38년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인근 한신8차 아파트 입주일이 1980년 12월이니 잠원동 역사와 함께 한 은행 지점인 셈이다.

박 부장은 잠원동 고객들에 대해 "차근차근 자산을 모은 이들"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부자들은 갑자기 부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지역은 그렇지 않다. 건실하다. 계획 세우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50~70대에 이룬 결과물이다. PB 마음대로 고객들 자산을 (관리)할 수 없는 이유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박은정 하나은행 잠원역지점 PB부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주택가 지점이다 보니 고객 스킨십 방법도 다를 것 같다
▲ 잠원역지점은 아파트 밀집지역 안에 들어가 있다. 고객은 주부가 많고 교수나 의사 등 전문직도 꽤 된다. 한번에 자산을 이뤘기 보단 오랜기간에 걸쳐 차근차근 자산을 모은 분들이다. 스킨십도 조금 더 디테일해야한다. 고객자산 관리, 재산 증식도 중요하지만 고객 생애 주기에 따라서 어떤 도움 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고객도 우리를 대할 때 자산 늘려주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가족처럼 힘든 일이 있으면 대화한다. 고민이 금전이나 부동산 등 자산과 관련됐을 때 우리가 도움을 준다.

- 생애 주기 의미는
▲ 고객은 대체로 40대부터 70~80대 까지 여러 층이다. 40대 분들은 자녀교육이 제일 고민이고 50대는 자녀 결혼, 60대는 노후 대비와 증여, 상속이 고민이다. 연령대별로 안고 있는 고민이 다르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지만 개별적으로 친근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한다. 직접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저와 얘기하면서 스스로 해결점을 찾거나 위로를 받는다. 감성적으로 터치하는 편이다.

- 요즘 시장은 어떤가
▲ 요즘 시장은 작년하고 좀 다르다. 작년은 편안하게 어디다 넣어도 오르는 시장이었다면 올해는 예민하고 변동성이 심하다. 미국, 중국 무역전쟁 틈 속에서 중국에 인접한 한국은 여러가지 여건에서 영향을 받는다. 미국 정책 방향에 따라 국내 증시도 많이 출렁인다. 작년 고객들은 10% 수익률을 기대했지만 올해는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부터 PB업무를 시작했으니 남유럽위기, 중국 신용위기 등을 거쳤다. 아무리 시장이 좋다는 시그널이 있어도 조심스럽게 자산을 포트폴리오 해야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 변동성 심한 장에서 전략은
▲ 시장이 어수선하지만 미국 주식 쪽은 유망하다. 작년에도 좋았지만 올해도 4차산업 관련 주식들이 유효하다. 국내는 변동성의 저점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채권 쪽에 비중을 둔다. 다시 반등할 수 있는 시그널이 있을 때 국내 주식은 분할 매수하는 편이 낫다. 때를 기다리면서 잠시 자금을 ELS 관련 상품에 두는 것도 괜찮다. 요즘은 통화 분산도 중요하다. 자산을 원화로만 다 가지고 있을 필요 없다. 달러나 엔화로 ELS, 국채에 투자할 수 있다. 금 가격이 떨어졌을 때 조금씩 골드바를 나눠 사는 것도 방법이다.

- 최근 KB에서 낸 부자보고서를 보니 주식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한 종목에 투자하는 부자가 54.1%에 이르렀다. 사실상 '몰빵'인데
▲ 저희는 그렇지 않다. 어차피 펀드에 투자하면 분산투자가 되고, 직접 투자하는 고객도 분산투자하려 한다. 요즘은 해외주식에 비중을 두는 추세이지만 해외도 한두 종목에 '몰빵'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해외주식 쪽으로 비중을 옮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등 대형종목을 오래가지고 있으면 된다는 믿음에서 이제는 미국의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 등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해외주식도 '단타'보다는 길게 투자한다. 획기적으로 몇십 퍼센트씩 수익이 나는 시대는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수익이 나는 곳은 조심해야한다. 주식투자 수익은 정기예금 2~3배 정도 본다. 수익형 부동산이 4% 수익을 못거두는 데가 많다. 금융상품이 4~6% 수익 내는 것은 훌륭한 편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급등하고 있다. 고객들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나
▲ 여기서 자산을 이룬 고객은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이익을 많이 누렸다. 여러 정책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남 등 특정지역 부동산은 떨어지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다. 여긴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 당분간은 더 갈 것이라 본다. 한강라인을 따라서 재건축 이슈 있는 강남, 한남동, 용산, 성수동은 조금 더 가지 않을까 한다. 부동산 양극화는 당분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 보수적인 부자들에게 투자 권유는 어떻게 하나
▲ 간혹 투자상품은 무조건 위험하다고 오해하는 고객도 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주식에서 손해를 본 경험 탓이다. 하지만 10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사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투자성향에 따라 권할 수 있는 상품이 차등화 돼있다. 무엇보다 고객의 투자성향을 먼저 고려한다. 시장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자세히 설명하고 공감을 끌어내 조금 더 수익이 나는 상품 쪽으로 조금씩 자산을 옮긴다. 그것이 고객의 투자성향과 반하면 안된다. 그런데 꼭 은행에 상품 가입하러 오지 않아도 된다. 고민을 얘기하면 우리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부한다. 그럼 자연히 고객이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진다.

- PB도 문턱이 낮을수록 좋다는 의미인가
▲ 양면이 있다. 어느 정도 규모를 두고 심도 있게 관리하는 PB도 있다. 이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중상층 고객층이 굉장히 많다. 저희는 1억원 이상 예금 맡긴 고객을 관리한다. 보통 자산은 10억~50억원 고객이 가장 많다. 다가가기 어렵게 만드는 것보다 어떤 일이나 고민도 얘기 나눌 수 있는 PB도 필요하다.

- 그동안 PB로 지내면서 봐왔던 고객들 특징은
▲ 돈이 고객의 살아온 시간의 척도는 아니지만 상담하다보면 자산을 일구기까지 인생 경로를 들을 수밖에 없다. 돈 안에 시간이 녹아있다. 우리나라는 부자들이 갑자기 부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지역은 그렇지 않다. 굉장히 건실하다.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50~70대에 이룬 결과물이다. PB 맘대로 고객들 자산을 (관리)할 수 없는 이유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요즘 고객들 고민은
▲ 세금에 대한 고민이 많다. 갑자기 (부동산) 정책이 바뀌었다.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부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건 좋지 않다. 그런데 고객들도 투기목적으로 부동산 투자했던 게 아니다. 실제 거주 목적으로 집을 가지고 있는데 집값이 오른 경우가 많다. 여기 고객은 갑자기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부를 모아왔는데 세제가 갑자기 바뀌니 고민이 많다. 그렇다고 수중에 돈이 많아진 것도 아니다. 세금이 부담되면 다른 지역으로 가야 되는데 30년 이상 살았던 지역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 마지막 질문이다. 돈이란 무엇이라 생각 하는가
▲ 어려운 질문이다. 이 일을 오랜시간 해오면서 느낀 것은 돈은 주인이 있다는 점이다. 돈을 맡긴 고객이 주인이다. 돈이나 저는 조연이다. 돈은 주인의 행복을 위해 잘 쓰여야 되고 잘 관리 돼야 한다. 돈이 주인이 되는 순간부터 힘들어진다. 저도 돈도 조연으로 역할하면 소유한 분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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